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10 총선을 앞두고 공천 물갈이를 예고하면서 당 내가 술렁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떡잎은 참으로 귀하지만,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SNS에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합니다”라고 작성해, 이번 총선에서 사실상 새 인물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천을 통해 ‘올드보이’들을 쳐내고 새 인물을 대거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OB들이 대거 총선 출마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새 인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당 고위관계자 또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메시지를 두고 “누구를 타깃으로 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같은 조건이면 국민은 언제나 변화를 원하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총선을 통한 세대교체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이 대표는 경기 광주을 지역에 도전한 문학진 전 의원 등 몇몇 출마자에게 전화를 걸어 용퇴를 당부하면서 반발이 일기도 했다. 문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대표가 1월 27일 전화해 ‘형님이 꼴찌 했데요’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안태준 당대표 특별보좌역이 31%를 얻었고, 신동헌 전 광주시장, 박덕동 전 경기도의원이 각각 11%, 문 전 의원이 10%를 얻었다는 사실도 전달해줬다고 한다.
문 전 의원은 “‘친위부대’(안 특보)를 꽂으려다 보니 납득할 수 없게 수치를 조작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 전 의원 역시 친명계로 구분되지만 사실상 안태준 당대표 특별보좌역이 더욱 친명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반발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대표는 16일 서울신문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연관된 의원들에 대해서도 통화를 했으며 관련 내용을 소상히 확인한 것으로 전했다. 적극적으로 소명할 내용이 있으면 소명해 달라는 취지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통화에서 실제 300만원이 들어 있는 돈봉투를 받았거나 받은 사람을 봤는지 등 그간의 상황을 상세하게 묻고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검찰이 지난해 11월 재판에서 ‘돈봉투가 전달됐다고 의심받는 모임(2021년 4월 28일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 등)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명(21명)을 거론한 의원들이다.
현역 의원 하위 평가 20% 통보 및 ‘컷오프(공천 배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이재명 대표가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발언을 통해 물갈이를 예고한 만큼 당 내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을 제기한 후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인사들간의 갈등 또한 제기되는 상황이다. 임 공관위원장은 특정인을 겨냥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는 상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여기서 더 가면 친명(친이재명)이든 친문이든 당원과 국민께 용서받지 못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이에 대해 당 고위관계자는 “임 전 실장은 왜 전략지역에 공천을 신청해 (자기 입장을) 계속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역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에 당으로서는 공천 과정에서 비명(비이재명)계가 다수 낙마하면 세대교체나 물갈이의 취지는 퇴색되고, 계파 갈등만 부각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물갈이 구상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친명계 중진을 과감하게 쳐내거나, 적어도 당사자들의 용퇴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비명계를 통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런 물갈이가 특히나 예민한 계파 간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