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4·10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분위기에 비상에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표가 1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떡잎은 참으로 귀하지만,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고 발언한 데 이어 자신의 SNS에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합니다”라고 하는 등 총선 ‘물갈이론’을 제기했지만 당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앞서 ‘올드보이’들이 곳곳에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대표가 최근 직접 당내 전, 현직 의원들을 두루 접촉해 공천 관련 의견을 전달했고 일부 중진급 인사가 불출마를 결심하는 모양새 또한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친문과 친명간의 ‘갈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친명과 친문을 나누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의 ‘이간계’로 공천 과정에서 계파는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앞서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6일 공관위 발표 브리핑에서 ‘명예혁명 공천’을 거론하며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발언했다.

이후 당내에선 임종석·노영민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등 핵심 친문들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고, 실제로 임 전 실장과 고민정·윤건영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임 공관위원장은 특정인을 겨냥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공천 과정에서 곳곳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아직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 및 전략공천 등을 결정하지 못하면서 당내 갈등이 곳곳에서 재점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조정식 사무총장과 정성호 의원 등 지도부·측근과 비공개로 회동해 현역 의원의 ‘컷오프’ 문제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 공식기구 아닌 비공개 비공식 회의체에서 공천 현안 논의
이러한 가운데 18일 동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친명 지도부가 이번 주 현역 하위 평가 20% 대상자 개별 통보 및 현역 컷오프(공천 배제) 발표를 앞두고 당 공식 기구가 아닌 비공개로 열리는 비공식 회의체에서 컷오프 등 공천 관련 주요 현안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불출마 및 험지 출마 권고 대상들의 반발을 의식한 민주당 지도부가 비공개 회의체를 통해 이를 최소화할 방법을 논의하는 사이 당 공천이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최근 회의가 열린 것은 13일로, 설 명절 연휴 등으로 인해 월요일이 아닌 화요일에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이 대표는 지역구별 공천 관련 현안 및 일부 컷오프 대상 현역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비공개 회의는 이 대표 지시로 최근 시작된 실무 담당자 회의다. 이 회의에는 이 대표가 참석하지는 않지만 이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을 비롯해 김성환 인재영입위 간사 등이 모여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민주당 핵심 관계자를 인용,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인영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에 대한 거취 논의도 이 회의에서 비교적 활발하게 논의된다”고 전했다.
특히 현역 컷오프 반발에 대한 대응 전략도 이들 비공개 회의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불출마 권고 대상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에서부터 이들에게 권고할 ‘험지’를 어디로 할지 등을 논의한다”며 “당내 반발을 최소화할 시점을 고려해 컷오프 발표 시점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비공개 회의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이 같은 비공개 회의에 대해 선을 그었다. 당시 모임 참석자로 지목된 정성호 의원은 1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출연해 “13일 오전에는 국회에서 면담을 하고 (이후) 지역을 돌아다녔다”며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보도 속 당사자와 당 지도부가 보도를 부인하거나 이 대표를 엄호하고 나선 것은 공식 회의체가 아닌 사실상 밀실에서 예민한 공천 문제를 논의한 게 사실이라면 사천(私薦) 의혹이 확산할 공산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친문 제외한 여론조사 발표에 ‘논란’‥친명 후보 길 터주기 ‘사전작업?’
또 지난 주말 19일 데일리안 보도에 따르면 친문계를 포함한 비명계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4선 중진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서 홍 의원 대신 이동주 의원(초선·비례대표)과 영입인재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이인영(4선·서울 구로갑·사진), 노웅래(4선·서울 마포갑), 송갑석(재선·광주 서갑) 의원의 이름이 제외된 여론조사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들이 친문계를 친명 후보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 지도부 관계자는 “주말 사이 여론조사는 당 차원에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비공개 회의체와 관련해서는 “의견 교환 및 정보 교류 등을 위해 과거 지도부에서부터 진행됐던 통상적인 수준의 지도부 모임”이라며 선을 그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