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서울 중·성동갑 선거구 공천에서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홍영표 의원을 잇달아 컷오프(공천배제)하면서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계 간 충돌 양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사실상 탈당을 넘어 분당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친명계와 친문계가 지금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은 물 건너간 일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일부에선 이미 '심리적 분당'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틀 전 임 전 실장에 이어 친문 주요 인사인 홍 의원에 대해서도 낙천 결정을 하면서 친문계의 반발이 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중 유일한 친문계인 고민정 의원은 이미 임 전 실장 낙천에 반발해 최고위원직 사의를 표명했다.
임 전 실장은 전날 오전 국회에서 회견을 열어 당 지도부에 재고를 요청하며 재선을 했던 서울 중·성동갑에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오후에는 왕십리역에서 주민과 지지자들을 만났다. 사실상 당의 요청에 대해 재고요청을 하면서도 출마 의사를 꺾지 않은 것이다.
특히 왕십리역 인사 현장에는 홍영표, 송갑석, 윤영찬 의원 등 친문 의원들이 대거 나와 임 전 실장을 응원하는 행보를 보였다. 홍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의 패배를 위한 결정에 비통한 심정”이라며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반드시 임종석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만간 분당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친문 및 비명계가 임 전 시장의 유세에 지원을 나서면서 집단 행보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임 전 실장의 컷오프를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당으로서는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희미해지는 게 달갑지 않을 수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86 운동권 청산론을 들고 나온 가운데 임 전 실장을 공천할 경우 해당 지역구에서는 선전할 수 있을 수 있지만 전 지형의 판세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욱이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어 당에서도 난감한 상황이 됐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1일과 이달 6일 언론과의 만남에서 잇달아 “윤석열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한 분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발언하면서 감정 싸움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또 임 전 비서실장이 전략공천 지역에서 출마를 선언할 경우 민주당 내에서는 ‘예외’가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다른 전략공천 지역이나 다른 지역구에서도 험지 출마 대신 ‘예외’를 주장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이처럼 내부 갈등이 나오는 데에는 이 대표가 민주당 내에서 철저하게 비주류로 꼽힌다는 분석도 나왔다. 2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를 했고 지금은 당대표다. 그러나 친명계는 “친명은 당 주류가 아니다”라며 선을 긋는다.
사실상 이 대표는 당 대표 이전 변방의 ‘장수’로 불렸다. 여전히 민주당 주류는 운동권이고 친문이라는 얘기다. 이 매체에 따르면 친명계 핵심 의원은 “다들 겉으로 친명이라 하지만 진짜 친명은 한 손에 꼽기도 어렵다”며 “이 대표가 궁지에 몰리면 바로 다 돌아설 사람들밖에 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아직도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가 변방의 ‘장수’이자 굴러온 ‘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