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선서 비(非)명계 줄줄이 ‘탈락’…“당원이 주인” VS “당원들이 ‘낙인’”

더불어민주당 경선서 비(非)명계 줄줄이 ‘탈락’…“당원이 주인” VS “당원들이 ‘낙인’”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4.03.0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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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체포안’ 가결파 대거 탈락…지지층 사이에서 ‘현역 물갈이론’ 재확인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어젯밤에 참으로 놀랄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 민주당은 당원의 당이고 국민이 당의 주인이란 사실을 경선을 통해서 증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7일 총선 공천 경선에서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들이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인사들에게 대거 패배한 것에 두고 한 말이다. 이 대표는 “당원, 국민이 당당하게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6일 당 중앙당선관위가 발표한 4∼6차 경선 결과를 보면 지역구 현역 의원 11명 가운데 무려 7명이 탈락했다.

이들 7명은 강병원(재선·서울 은평을)·김한정(재선·경기 남양주을)·박광온(3선·경기 수원정)·윤영찬(초선·경기 성남중원)·이용빈(초선·광주 광산갑)·전혜숙(3선·서울 광진갑)·정춘숙(재선·경기 용인병) 의원으로, 이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비명계로 분류된다.

경선 이전부터 잡음이 도드라졌던 서울 은평을에선 강병원 의원이 친명 김우영 전 서울 은평구청장에 결국 발목이 잡혔다. 강원도당위원장직 사표 수리도 되지 않은 김 전 청장이 서울 경선에 나선 것을 두고 홍익표 원내대표가 문제 삼는 등 지도부 내에서조차 파열음이 일었으나 경선은 그대로 진행됐다.

‘현역 의정활동평가 하위 10%’에 속한 김한정·윤영찬 의원은 결국 경선 득표율 감산 30%라는 페널티를 넘지 못하고 비명계 비례대표인 김병주·이수진 의원에게 각각 패배했다. 직전 원내대표였던 비명계 박광온 의원과 전혜숙 의원도 고배를 마셨다. 충북 청주상당에선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낙천했다.

‘하위 10% 명단’에 든 비명계 박용진(재선·서울 강북을) 의원은 친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이승훈 변호사와 3인 경선 끝에 그나마 결선 기회를 얻었으나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두고 공천 과정에서 논란이 된 ‘비명횡사’ 기조가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경선 결과를 개별적으로 몇 군데 체크해 봤는데 현역이 진 구역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구역이 가산, 감산 없이 결판난 것으로 안다”며 “비명이라서 피해를 보고 친명이라서 이익을 보고 이렇게 보면 전혀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번 민주당 공천은 혁신 공천 그리고 공천 혁명”이라며 “분열과 갈등 프레임으로 몰아넣으면 안 된다. 국민의 선택을, 당원의 선택을 왜 그렇게 폄하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반면 비명계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명 현역과 친명 도전자 간 ‘경선 빅데이’를 앞두고 비명계 의원들의 고전은 예상됐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참패를 당한 셈이 됐다.

특히 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ARS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하는데, 특히 친명 성향이 강한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친명 후보들에게 향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지지자들의 ‘현역 물갈이론’이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민주당 내에서는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는 친명계 의원들의 발언 뿐만 아니라 지지층 사이에서도 ‘수박 감별 사이트’가 등장하는 등 혼란이 일었다. 이에 일부 의원들에서 자신이 ‘반대표’를 던졌다는 ‘인증’이 이어지는 등 상처가 만들어지면서 이 같은 현역 물갈이론이 결국 대세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간의 ‘지역구 관리’ 문제도 나온다. 8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친명계에선 현역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한 건 지역구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한 친명계 관계자는 “하위 감산이 있었어도 현역 의원인데 평소 지역 관리를 잘해 왔으면 절대 뒤집히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만큼 경쟁력이 없었다는 의미 아니겠나”라고 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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