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코스피가 연일 약세장을 보이고 있다. 19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감에 상승 출발했지만, 반도체주가 하락하면서 다시 약세장을 보이고 있다. 4년 반만에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코스피 약세장을 돌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금일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으로 금리 인하 경로를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4년 반만의 금리 인하다.
다만, 간밤 뉴욕증시는 빅컷 발표 직후 급등했지만, 빅컷을 선반영해왔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연준의 선제적 대응인지 사후적 수습인지를 놓고 시장의 해석이 엇갈린 점도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성장 동력을 잃어버리고 약세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정부는 10대 그룹 상장 기업의 재무 담당 임원들에게도 ‘밸류업 공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는데,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공시는 기업 현황 진단과 기업가치 제고 목표·계획, 이행 평가·소통 계획 등을 담은 문서를 공시 형태로 공개하는 것이다.
특히 밸류업 프로그램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며, 연내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및 밸류업 지수 선물 상장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이미 밸류업 지수 개발을 마무리하고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밸류업 지수 관련 상품화에 대한 수요 조사도 마친 상태로 4분기에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예정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최근 약세장 속에서 밸류업 지수 공개를 계기로 국내 증시가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참여한 기업(계획 예고 공시 포함)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총 38개사다. 전체 상장사 중 1.4% 수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31개, 7개사다.
각 상장사가 밸류업 공시를 하기 직전 거래일 종가와 지난 13일 종가를 비교해 등락률을 산출한 결과 38개사 중 29개사(76.3%)가 주가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38개사의 평균 주가 등락률은 7.5%였다. 코스피 중 23개사(71.4%), 코스닥 중 6개사(85.7%)의 주가가 올랐다.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3.01%, 15.39% 내린 점을 고려하면 밸류업 공시 기업 주가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전반적으로 주가를 부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밸류업 공시는 공시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공시에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며 “밸류업 지수는 후행 지수로 밸류업이 얼마나 활발하게 일어나는지를 측정하는 도구이지, 밸류업 지수 자체 때문에 밸류업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평가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