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가 공개됐지만 혹평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고평가된 종목들이 대부분이어서 당초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는 평가다.
밸류업은 17년 동안 한국 증시에 적용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고 상장사의 낮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며 탄생했다.
하지만 24일 거래소가 발표한 밸류업 지수는 기업들에 내린 가이드라인보다 평가 기준이 더 엉성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주가 가치가 고평가된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주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24일 공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 100개가 확정됐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서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금융주 대신 정보기술과 산업재 종목의 비중이 예상보다 컸다. 금융 대장주인 KB금융도 지수 포함이 불발됐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이번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셀트리온, 신한지주 등이다.
전체 100개 종목 중 산업군별로는 정보기술이 24개, 산업재가 20개, 헬스케어가 12개, 자유소비재 11개, 금융/부동산 10개, 소재 9개, 필수소비자 8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5개, 에너지 1개 등 순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의 평가도 엇갈리지만 아쉽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사실상 누더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민섭 DS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IT(정보기술) 업종에 다소 몰려있고 업종마다 밸류에이션 지표의 편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산업군내 상대평가를 적용, 지수를 균형감 있게 구성했다는 점이 주요 특징”이라면서도 “체계적으로 구성했지만 일반 국내 대표 지수와 비교해 특별한 점이 크게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짚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총 주주환원율(TSR) 관점에서 배당수익률이나 자사주 매입/소각률 수준은 평가되지 않고 실시 여부만 체크되는 점은 아쉽다”며 “특례편입 요건은 이후 공시기업이 확대될 경우 주주환원 본연의 지수 신설 목적이 왜곡될 수 있는 소지가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밸류업 지수 구성에 그간 시장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제외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의외로 굵직한 금융사가 제외되고 예상도 못한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며 “주주환원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상당히 종합적인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처럼 ‘혹평’이 일자 한국거래소는 “주주환원 규모가 종목 선정에 있어서 절대적 고려 요소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거래소는 각계 의견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이 등을 감안해 내년 6월 정기 변경에 앞서 올해 안에 구성종목을 변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