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난 7일 재판에서 조우했다. 두 사람은 직접 말을 섞지는 않았지만, 유씨는 이 대표 앞에서 ‘끔찍하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지난 7일 이날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자은 올해 6월17일 같은 법원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이후 5개월 만에 이 대표와 대면했다.
유 전 본부장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배임·뇌물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금은 그 당시 (죽음으로 이 대표와 정씨를) 지킨다고 생각했던 것이 끔찍하다”고 읍소했다.
검찰은 2021년 9월29일 압수수색이 임박하자 정씨가 유씨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지라고 지시한 기소 혐의에 대해서도 신문했다.
검찰이 “압수수색 무렵 정씨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던 중 ‘제가 다 책임지겠다. 제가 다 묻고 가겠다’라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의하자 유씨는 “그때는 사실 죽을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당시 상황은 민간업자인 회계사 정영학씨가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을 제출하려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을 때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이 녹취록 파장이 어떨 거 같냐고 물어서 ‘얼마 전에 김용이 돈 받은 것도 있고 정치자금 받은 것도 다 포함됐을 거다’라고 하니 정진상은 '심각하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죽으면) 누구도 증언할 수 없지 않느냐‥중간에 (수사가) 잘리니까”
그러면서 “당시 제가 제일 보호해야 할 사람은 이재명과 정진상이었다”며 “(대선) 캠프에는 전혀 모르는 척하고 전부 다 나에게 넘기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검찰이 ‘목숨을 던지면 이 대표와 정씨에 대한 처벌이나 수사가 안 되는 것이라 생각했느냐’라고 묻자 유씨는 “왜냐면 중간에 (수사가) 잘리니까. (죽으면) 누구도 증언할 수 없지 않느냐”며 “지금은 그 당시 (죽음으로 이 대표와 정씨를) 지킨다고 생각했던 것이 끔찍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2018년 공사 입사 직후 자신의 쓰던 삼성 갤럭시 휴대폰을 아이폰으로 교체했던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아이폰 교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정씨가 ‘이 지사가 (녹음을) 부담스러워한다’며 바꾸라고 했고, 이후부터 녹음이 안 되는 텔레그램이나 아이폰 페이스타임을 통한 대화가 많았다”며 “나까지 의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7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지난 9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대장동 사건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로 이 휴대폰 교체 사실을 꼽으며, “내가 그때 갤럭시 휴대폰으로 통화 내용을 다 녹음해놨으면 정 전 실장과 이 대표가 나를 (꼬리 자르지 않고) 최측근이라고 했을 것이다.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했을 것이다”라고 말한 적 있이 있는데, 이를 염두에 두고 발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의 증언 내내 먼 곳을 바라봤다.
또 이 대표 측은 유 전 본부장 신문 절차가 시작되기 직전 재판부에 거듭 “바쁘다. 먼저 이석해도 되겠냐”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허락하지 않았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