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최얼 기자]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언론노조위원장출신 신학림씨의 허위인터뷰 내용이 사실상 ‘조작인터뷰’로 판가름 나는 분위기다.
지난 7일 해당 인터뷰를 최초 보도한 뉴스타파가 김만배 허위 인터뷰의 원본인 72분짜리 녹음파일 전문을 공개했는데, 인터뷰 전문에서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몸통’이라는 의혹을 벗을만한 내용만 보도에서 빠진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당녹취록에 있는 내용 중 김만배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를 “공산당”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결과적으로 대선기간 당시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사업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내용은 여러매체를 통해 공개된 반면,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는 내용은 명백히 생략된 것이다.
여권지지층에서는 뉴스타파의 녹취록 공개를 두고 “자충수다”,“뉴스타파도 허위인터뷰의 공범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녹음파일을 공개한 뉴스타파측은 해당인터뷰가 ‘대선개입’을 위해 꾸며진 인터뷰는 아니라며, 대선 개입설을 일축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커피’는 없었다...뉴스타파, 김만배 72분 녹음파일 ‘전문’공개

지난 7일 뉴스타파는 오후 ‘김만배 허위 인터뷰’의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72분 분량의 녹음 파일 전문을 공개했다. 해당내용에는 조우형씨에게 커피를 타준 사람이 윤석열 검사가 아닌, 검찰직원들이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럼에도 뉴스타파는 해당내용을 보도에 담지 않았던 것이다.
이 녹음 파일은 지난 2021년 9월15일 경기 성남시 판교의 카페에서 김만배 씨가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만나 나눈 대화다. 뉴스타파는 최초 보도 당시인 지난해 3월 6일에 일부만 발췌해 마치 윤석열 검찰이 조우형씨에게 커피를 타준 의혹이 제기될 만한 내용을 보도했다.
녹음파일에선 김 씨가 지난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를 받던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게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소개했고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검사가 해당 사건을 무마해준 것처럼 오해할만한 내용이 나온다.
조우형 씨가 누구와 커피를 마셨는지 신학림 씨가 묻자 김만배 씨는 “아니, 혼자. 거기서 타주니까 직원들이. 차 한 잔 어떻게 (검사와) 마시겠어. 갖다 놨는데 못 마시고 나온 거지”라고 했다. ‘검사 누구를 만났느냐’는 질문엔 “박○○를 만났는데, 박○○가 얽어 넣지 않고 그냥 봐줬지”라고 답했다.
뉴스타파는 첫 보도에서 이 부분을 뺀 채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첫 보도에서 “커피 한잔 주면서 ‘가 임마’ 이러면서 보내더래.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라고 했고, “○○○검사가 커피, 뭐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하는 대목만 보도된 것이다. 이는 뉴스타파가 뺀 부분을 고려해보면, 김만배씨가 오해해서 윤 대통령을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즉, 윤석열 검사가 조우형 씨에게 커피를 타준게 아니라는 내용이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내용을 배제함으로써 뉴스타파가 사실상 대장동 개발사업의 몸통을 윤석열 검사로 보이게 만든 셈이다.
녹취록에는 앞서 공개된 '공산당 발언' 외에도 김만배 씨가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성토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만배 씨는 "우리가 로비도 좀 했지. 시의원들한테. 수용 못 하게. 그런데 이재명이가 결국 공영개발 공고를 내버렸다"고 말했다. 또 화천대유 대표였던 이성문 씨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증언한 사실도 언급하며 "(이씨가) 법정에서 '시청 너무 한다, 공산당 아니냐' 이 정도 했다"고 전했다.
김만배씨는 신학림 씨가 “이사람(대장동 일당)이 이재명과 연관성 있을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자나”라고 묻자, “아니 이재명은 모르지, 통제 못하는 거지, 이재명은 책임이 없는거고”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천하동인 4,5,6,7(김만배 씨나 그의 가족 소유가 아닌 나머지)이 어디가서 사고를 치든, 돈을 주든 나와 무슨 상관있어”라고 답했다. 그러자 신학림 씨가 “그러니까 자기(김만배 씨는)오로지 천하동인 1~3호 에만 법률적‧도의적 책임이 있는거 자나”라고 맞장구를 쳤고, 이에 김만배 씨는 “가족이니까 그러지 형, 컨트롤을 해보려는데 얘네들(4,5,6,7호)는 내 통제 밖이야 대가리가 크니까”라며 이재명 대표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발언들이 나온다.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부인함과 동시에, 본인(김만배 씨)은 대장동 로비에 일절 관여한 바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김만배 인터뷰 내용이 거짓인 이유

이에 여권지지층에서는 뉴스타파 보도가 의도적으로 해당녹취록을 짜깁기 했다는 비판과 함께, 김 씨가 성남시와의 로비를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이 거짓말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8일 유튜브채널 ‘최병묵의 팩트’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최 전 편집장은 김만배 씨의 주장을 설명한 뒤 “이게 얼마나 거짓말이냐면, 이 대장동 사업을 처음에 주도한 사람은 남욱이고 그 다음 주도한 사람이 김만배다. 특히 김만배는 주도하면서 돈 분배를 하고 (정영학녹취록에서 보면) 공통경비를 뺐다”고 전했다.
이어 “공통경비를 빼고, 나머지 금액을 분배하는 김만배 씨는 그 공통경비(남욱 등 다른사람들이 로비 같은 행위에 얼마나 쓰였는지)를 알아야한다”며 “본인이 직접 정진상이나 유동규 같은 사람들을 자주 만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게 아니냐. 그게 다 들어나 있는데, 신학림씨와의 인터뷰를 보면 이재명 당시 시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말하는게 허위인터뷰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전 편집장은 만약 해당인터뷰가 사적인 대화라면 김 씨가 좀 더 솔직한 (검찰조사에서 어느정도 드러난)얘기를 하지 않았겠냐고 덧붙였다. 사적인 대화인 만큼,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서도 검찰조사와 비슷한 얘기가 나오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최 전 편집장은 또 신학림씨의 기자경력이 오래된 만큼, 시행사업이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는 지 모를리 없다고도 전했다. 즉,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인‧허가권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인터뷰 내용과 같이 대장동 사업을 질의하지 않았을 것이란 거다.
이외에도 최 전 편집장은 신학림 씨가 윤석열 검사가 봐줘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이 무마된 것처럼 말한다고도 지적했다. 정상적으로 신학림 씨가 부산저축은행 사건에 대해 질의한다면, 해당사건을 조사한 뒤 김만배씨에게 진위여부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진행됐을 것이란 거다.
최 전 편집장은 김만배씨가 “이재명 시장이 공산당 같다”고 비판한 부분도 반박했다. 최 전 편집장은 “대장동 사업을 두고 이재명 대표는 ‘단군이래 최대규모의 공공환수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공환수를 정말 하려면 초과이익 환수를 했었어야했다”며, 이 대표가 성남시장시절 대장동사업과 관련해 초과이익 환수조항이 사라진 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전에 대장동 일당중 김만배 씨와 이 부분에 대한 교감(초과이익 환수조항 같은 부분의 삭제)을 이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보면) 이건 의도적인 작품이다. 본인들이 이익을 많이가져갔는데 (이재명 시장이) 무슨 공산당이냐. (김만배 씨가 이런 내용을)신학림 씨 앞에서 한다는게 조작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개입 의혹 일축한 ‘뉴스타파’..특별수사팀 꾸린 檢조사에 이목집중
다만, 뉴스타파측은 해당인터뷰가 ‘대선개입’을 위해 꾸며진 인터뷰는 아니라는 입장이며, 해당인터뷰 내용 중 김만배 씨가 거듭 "이거 쓰면 안돼", "이 얘기는 죽을 때까지 하지 말아야지"라며 신 씨에게 입단속을 당부한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녹취록에는 신학림 씨가 부고를 보고 김만배 씨의 연락처를 찾았다고 언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서로 20년 가까이 연락이 끊겼었다는 두 사람의 주장에 부합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다수 언론보도에 따르면 신학림 씨가 김만배 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에 방문한 정황도 포착돼, 추후 검찰조사를 통해 정확한 향방이 가려질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검찰은 지난 7일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꾸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검찰은 뉴스타파가 해당 녹취록 을 보도하게 된 경위 등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며, 신학림씨와 김만배 씨의 인터뷰 경위를 좀 더 파악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