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이재명‧정진상 대장동 업자들이 재선 도와준거 알고 있던걸로 보여”

재판부 “이재명‧정진상 대장동 업자들이 재선 도와준거 알고 있던걸로 보여”

  • 기자명 최얼 기자
  • 입력 2025.11.0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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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최얼 기자]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지난달 31일 ‘대장동 비리’ 사건 1심 선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진상씨를 김만배 등 민간 업자들에게 금품을 받고 특혜를 준 당사자이자, 사실상 김씨 등의 공범으로 판단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왔다.

특히 재판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시 민간업자들이 재선을 도와준 것을 인지한 것처럼 보인다고 판결문에 판시하기 까지했다. 정씨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을 할 때 정책실장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할 때는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지낸 최측근이다.

2일자 조선일보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판결문에는 대장동 개발 사업의 진행 경과와 물밑에서 벌어진 성남시 수뇌부와 민간 업자 간 공모 관계 등이 상세하게 담겼다.

재판부는 판결문 서두에서 “이재명·정진상의 배임 사건 재판은 별도로 진행 중이므로 이들이 배임 범행에 공모·가담했는지 여부는 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판결문에는 민간 업자들이 2013~2014년 이 대통령의 개발 공약을 위한 성남도개공 설립, 성남시장 재선에 도움을 준 것이 특혜의 발단이 됐다는 판단이 담겼다.

재판부는 “이재명, 정진상 등은 민간 업자들이 시장 재선을 도와준 사례 등을 모두 보고받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재명 재선 기여 등으로 말미암아 사실상 사업 시행자로 내정되는 특혜를 받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었던 정씨가 민간 업자들에게 금품·접대를 받고 그 대가로 각종 편의를 봐줬다고 봤다.

재판부는 “남욱이 유동규에게 준 뇌물 3억원 중 일부는 정진상과 김용(당시 성남시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김만배를 대표로 하는 민간 업자들을 선정해 주겠다는 정진상 등 성남시 수뇌부의 결정이 김만배의 사업 주도권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정씨에 대해 “이재명 최측근으로 성남시 직원들은 이재명에게 보고하는 모든 문건에 대해 사전에 정진상의 결재를 받아야 했고, 성남시 공무원들은 정진상의 말을 곧 이재명의 말이라고 여길 정도로 둘 사이가 매우 친한 관계”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재판부는 김만배씨가 대장동 사업 배당이익 중 428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이익 분배 약정’부분도 사실로 인정했다. 판결문에는 두 사람이 유씨 측 몫으로 약 700억원을 논의하다가 2021년 초 세금과 로비 비용 등을 제외해 최종 428억원으로 정리된 과정이 담겼다.

재판부는 유씨가 법정에서 “김씨가 ‘내가 잘 가지고 있다가 줄게’라고 하자 나는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 진술도 인용했다.

재판부는 또 유 씨가 “김씨가 정씨와 통화하며 ‘너희 것 내가 잘 보관하고 있을게’라고 하자 정씨가 ‘저수지에 보관해 둔 거죠’라고 답했다”고 한 증언의 신빙성도 인정했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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