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엔화 약세 영향으로 코스피가 오름폭을 늘리면서 2600대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5일(현지시간) 미국발 경기침체로 인해 아시아·유럽의 주요 증시가 폭락한 데 이어 우리나라 증시도 ‘블랙 먼데이’를 피하지 못했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3월 19일(133.56포인트 하락), 장중 기준 2011년 8월 9일(184.77포인트 하락)이 직전 최대였다. 하락률로는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16년 만에 최대다.
이후 오름폭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상승률은 1%~2% 안팎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주식 시장이 출렁이면서 계열사 간 합병을 앞둔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당장 SK이노베이션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금일 기준 9민8000으로 전일 대비 –1.80%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발표 당일인 지난달 17일 11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로 2030년까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약 2조2천억원 수준의 추가 수익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안이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11월 1일 자로 합병법인이 공식 출범한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SK E&S과의 합병 추진 작업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법 등에 따라 주주확정기준일에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 중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주총회 전까지 반대 의사를 통지해야 하고, 반대 의사를 통지한 주주에 한해 주총 결의일부터 20일 이내에 주식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수 청구할 수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매수 예정가를 한참 밑돈다. SK이노베이션이 공시한 매수 예정가격은 11만1943원이다. 지난 5일 종가와 비교해도 주당 2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차익 실현을 노리는 주식매수청구권 물량이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그만큼 SK이노베이션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SK이노베이션 측은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8천억원을 초과하더라도 양사 합병이 바로 무산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두산그룹도 이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7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기업들은 합병 이후 기업의 성장성을 강조하며 주주를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에 따르면 두산은 전날 합병과 관련된 3개기업 대표이사 명의로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합병으로 생기는 투자여력을 원전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두산로보틱스는 “통합으로 고객 접점이 현재대비 3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밥캣은 논란이 된 로보틱스와 주식 교환 비율에 대해 “법에서도 시가로만 교환비율을 산정하게 돼있다”고 설명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이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커지면 자칫 합병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