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든건 ‘돈’”…안보 이슈로 中 반도체 수출 꺼렸던 美, 엔비디아가 매출 15% 넘기자 ‘OK’

“결국 모든건 ‘돈’”…안보 이슈로 中 반도체 수출 꺼렸던 美, 엔비디아가 매출 15% 넘기자 ‘OK’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5.08.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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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미국 정부와 중국 정부가 ‘관세’를 두고 논의중인 가운데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반도체를 수출하는 대가로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미국 정부 당국자를 포함한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 시장에 대한 반도체 수출 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신 고성능 AI칩의 대중국 수출을 불허하자 그보다 성능이 낮은 H20 칩을 중국에 수출했으나, 올해 4월 트럼프 행정부는 H20을 대중 수출통제 품목으로 지정해 미국 정부 허가가 있어야만 수출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1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소식통은 엔비디아가 중국 내 H20 칩 판매 수익의 15%를 정부에 내기로 동의했으며, AMD도 MI308 칩 수익의 15%를 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렇게 받은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FT는 8일 수출 통제를 관장하는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엔비디아에 수출 허가를 발급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앞서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수출 허가 문제를 논의한 지 이틀만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위해 성능을 낮춰 설계한 H20 칩의 수출을 금지했지만, 지난달 입장을 바꿔 수출 재개를 허용한 바 있다. 그러나 미 상무부의 H20 칩 수출 허가 발급이 지연됐고 최근까지 중국에 대한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

소식통은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AMD에 대한 중국 수출 허가증 발급도 시작됐다고 전했다.

FT는 미국 기업이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매출의 일부를 정부에 내기로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에 투자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방식에 맞아떨어진다고 평가했다.

AMD는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엔비디아는 "우리는 미국 정부가 세계 시장 참여를 위해 설정한 규칙을 준수한다"고만 밝혔다.

리서치업체 번스타인은 올해 초 수출 통제 조치가 시행되기 전 상황을 기준으로 엔비디아가 올해 중국에 약 150만 개의 H20 칩을 판매해 약 230억달러(약 32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H20 칩의 중국 수출에 대해 미국 안보 전문가들은 이 칩이 중국 군대에 도움을 주고 미국 AI 분야의 우위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했던 중국 전문가 리자 토빈은 “중국은 미국 정부가 수출 허가를 수익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보며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라면서 “다음에는 록히드 마틴이 중국에 F-35 전투기를 판매하는 것을 15% 수수료를 받고 허용해 줄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전직 안보 관계자들과 기술정책 전문가들은 이달 28일 러트닉 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이번 결정을 철회토록 촉구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이들은 이번 결정이 “AI 분야에서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우위를 위험에 빠뜨리는 전략적으로 잘못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H20이 구형 칩이라고 할 수 없으며 H20의 중국 공급이 재개되면 중국의 AI 역량을 키우고 미국이 쓸 수 있는 칩이 줄어들게 된다고 주장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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