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정상 소견, AI가 뒤집어 6살 아이 살렸다… AI發 의료 혁명 '가속'

CT 정상 소견, AI가 뒤집어 6살 아이 살렸다… AI發 의료 혁명 '가속'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11.2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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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심전도·유전체까지 분석하며 진단 속도 전면 가속
병원 판독 공정 단축… 응급 질환 ‘초 단위’ 대응 체계 구축
의료 인프라 취약 지역도 AI 기반 서비스 확산

제미나이 생성 사진 [사진=나노 바나나]
제미나이 생성 사진 [사진=나노 바나나]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AI가 의료 현장에서 고위험 질환의 조기 발견 기능을 '뉴 노멀'로 만들고 있다. 심부전·뇌졸중 등 짧은 시간에 생사가 갈리는 질환에서 AI는 기존 진단 속도를 수분에서 수십분 단축하고 있다. '경험·직관' 중심의 진단 방식이 '정량' 중심 체계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가장 변화가 두드지는 분야는 영상 판독이다. CT·MRI에서 인간의 맨눈으로 잡기 어려운 미세 병변, 생체 데이터의 비정상 패턴 등을 AI가 선별하면서 암·희소 질환의 조기 발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AI로 확장된 의료 접근성도 주요 변화다.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챗봇 기반 서비스, 웨어러블 기기의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 원격 진료 보조 기능은 고령층 및 이동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대안적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강북삼성병원에서 사용된 AI는 메디컬에이아이의 '심전도 AI 기반 심장 질환 조기 진단 설루션'(AiTiALVSD)이다. 권준명 대표가 2019년 창업해 2021년 상용화한 이 기술은 10~20초 분량의 심전도에서 생성되는 6만여 개 원시 데이터를 분석한다.

회사는 2000만개를 넘는 심전도 데이터를 학습, 심부전·심근경색 등 기존에는 발견이 쉽지 않던 징후를 추출하는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진단 결과는 심장 기능 점수와 위험도 형태로 의료진에게 제시되며, 추가 검사 필요성을 판단하는 정확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확증 임상 기준 97%다. 현재 국내외 145개 병원·검진센터가 이 솔루션을 도입한 상태다. 

뇌 질환 분야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중순 가천대 길병원으로 이송된 60대 남성은 의식 저하와 마비 증세를 보여 CT가 긴급 촬영됐고, 휴런의 '스트로케어 스위트'가 3분 만에 우측 중뇌동맥 폐색 의심(99.85%)을 제시했다. 판독에 10~20분이 걸리는 기존 절차가 크게 단축되면서 혈전 용해제 투여와 동맥 내 혈전 제거술이 즉시 진행됐고, 환자는 후유증 없이 회복됐다.

수원 화홍병원에 실려 온 6세 소아 환자 사례도 비슷하다. CT에서는 정상 소견으로 보였지만, '에이뷰 뉴로캐드'가 뇌경막 아래 미세 출혈을 감지하며 추가 처치로 이어졌다. 소아는 출혈량이 적을 경우 CT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운 상황이 많다.

의료계는 AI의 가장 큰 변화로 '보이지 않던 데이터의 정량화'를 꼽는다. 심전도·엑스레이에서 애매한 소견으로 분류되던 잡음·음영을 수치화함으로써 진단 정확도를 높일 뿐 아니라, 예방 중심 의료 시스템 구축에도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골든 타임 확보에 점차 더 큰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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