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관세협상을 두고 미국과 일본이 서로를 향해 그간 ‘적대감’을 숨기지 못하기도 했으나 지난 22일(현지시간) 깜짝 협상에 완료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지난 9일 관세 협상 과정에서 “국일을 건 싸움이다. 깔보는데 참을 수 있나”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그동안도 “동맹국이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 등 관세협상을 둘러싸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하지만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이 협상을 완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며 미국이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라고 밝혔다. 이 관세율은 기존에 예고했던 25%에서 10%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방금 일본과 대규모 합의를 완료했다. 아마도 지금까지의 협의 중 최대 규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요청에 따라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며,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이 자동차와 트럭, 쌀과 일부 농산물 등에서 자국 시장을 개방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무역대상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2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7일 일본에 대한 이른바 ‘관세 서한’을 공개할 때는 이를 25%로 1%포인트 높인 바 있다.
결국 일본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을 비롯해 거액을 미국에 투자하는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하는 조건으로 기존 25%의 관세율을 15%로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23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에 이르렀다”며 미국이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모두 15%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한 자동차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4월부터 부과한 25%를 절반인 12.5%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자동차 관세는 기존 관세 2.5%를 합해 15%가 됐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합의에서 일본이 농산물 관세를 인하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합의에 농업을 희생시키는 것은 일절 들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산 쌀 수입과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가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최소시장접근(MMA) 물량 제도의 틀 안에서 필요한 쌀을 확보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이 틀 안에서 미국산 쌀 조달 비율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경우 기존에 적용됐던 50%가 유지됐다. 이시바 총리는 상호관세와 관련해 “대미 무역흑자 국가 중에는 지금까지 가장 낮은 숫자”라며 “반도체와 의약품 등 경제 안전보장 측면에서 중요한 물자는 만일 향후 관세가 부과될 경우 일본이 다른 나라보다 나쁜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확약을 얻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계 금융기관이 최대 5500억달러 규모의 출자·융자·융자보증을 제공 가능하게 하는 합의라고 하는 게 정확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JBIC(옛 일본수출입은행)와 일본무역보험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들 기관의 자본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며 구체적인 금액은 사업 진척에 따라 결정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반도체, 의약품, 조선, 항공, 에너지, 자동차, 인공지능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를 촉진하는 것으로, 투자 계획의 명칭은 ‘재팬 인베스트먼트 이니셔티브’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