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관세 공언하다 ‘정제 구리’ 제외에 美 구리 시장 ‘대폭락’…“수급과 가격 흐름 뒤바꿨다”

50% 관세 공언하다 ‘정제 구리’ 제외에 美 구리 시장 ‘대폭락’…“수급과 가격 흐름 뒤바꿨다”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5.07.3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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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리에 대해 이달 초 관세율을 50%로 설정하겠다는 ‘초강경’ 관세가 사실상 ‘정제 구리’에 대한 관세 부과는 제외되면서 구리 시장이 ‘폭락’ 했다.

구리는 전자제품과 자동차, 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며, 철과 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에서 3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금속으로 꼽힌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수입 구리에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면서 관세 적용 품목 등을 안내하는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50% 관세는 구리로 만든 파이프, 와이어, 봉, 판(sheets), 튜브 같은 반제품과 관 이음쇠, 케이블, 커넥터, 전기부품 등 구리를 집중적으로 사용한 파생제품에 부과된다.

관세는 제품의 구리 함유량에 따라 부과되며 구리가 아닌 부분에는 국가별 상호관세나 다른 적합한 관세가 부과된다. 구리 관세는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되며 자동차 관세와 중첩돼 적용되지는 않는다.

구리 원료(input materials)와 폐구리(copper scrap)에는 50% 구리 관세도, 상호관세도 부과하지 않는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이로 인해 구리 시장이 ‘대폭락’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관세율을 50%로 설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31일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정제 구리 제외’ 결정은 수급 균형과 가격 흐름을 완전히 뒤바꾸며 트레이더들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게 만들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8일 50% 구리 관세를 예고하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이 17%까지 뛰며 기록적인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 같은 결정에 미국 최대 구리 생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 주가는 이날 9.5% 하락했으며 내년 애리조나주에서 대형 광산 건설을 준비하던 아이반호 일렉트릭 주가도 17% 급락했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밥 브래킷은 이달 9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트럼프는 과거에도 대규모 관세를 선언했지만 결국 시행하지 않았다”며 “관세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비용만 증가시킬 뿐 적절한 경제적 행동을 유도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정제 구리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상무부가 2027년부터 15%, 2028년부터는 30%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026년 6월까지 미국 구리 시장 현황 보고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정제 구리에 대한 ‘보편적 단계적 관세’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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