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그간 미국 국방부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국방비를 지출해야 한다고 공공연하게 압박해온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향해 재차 압박을 가했다. 이는 한국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4년 10월 우리나라와 미국은 2026년 이후 한국이 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는 한미 간 협상이 타결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추가 인상 압박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안보’도 경제논리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8일(현지시간) 한국을 부유한 나라라고 언급하면서 “한국은 자국의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미국에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너무 적게 지불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오는 8월 1일까지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하고서 한미 양국간 막바지 통상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 역시 관세를 언급하는 도중 나왔다.

그는 “거의 모든 국가가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해왔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모든 국가와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해왔고, 모든 국가와 나쁜 협정을 한 큰 모델처럼 여겨져 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더니 갑작스레 한국을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을 재건했다. 거기에 (미군이) 머물렀다. 그들은 군사비(주한미군 주둔비)로 매우 적은 금액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그들(한국)에게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도록 만들었는데, 바이든(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그걸 취소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자신의 집권 1기 때인 2019년에 진행됐던 11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협정(SMA) 협상이 오랜 교착 상태에 있다가 바이든 전 대통령 집권 직후인 2021년 3월 타결된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한국에 ‘우리는 당신은 1년에 100억 달러(약 13조7천억원)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그들(한국)은 난리가 났지만, 30억 달러(인상)에 동의했다. 따라서 나는 전화 한 통으로 30억 달러를 벌었고, 만족했다”고 소개했다.
또 “나는 (한국에) ‘그러나 다음 해(2020년)에는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정선거(2020년 미 대선)가 있었고 우리는 다시 협상하지 못했다”며 “아마도 그들은 바이든에게 ‘트럼프가 우리를 끔찍하게 대했고 우리는 아무것도 내면 안 된다’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바이든)는 그걸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깎아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100억 달러가 아닌 50억 달러(당시 약 5조7천억원)의 인상을 요구했으며 50억 달러 인상 요구도 2019년 한국이 낸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 이상으로 상당한 수준이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