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 칩, 美 외에 불가" 발언에… 엔비디아 26만장 韓 공급 '안갯속'

트럼프 "AI 칩, 美 외에 불가" 발언에… 엔비디아 26만장 韓 공급 '안갯속'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11.0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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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 GPU 발표 직후 터진 트럼프 발언에 시장 혼란
계약은 선언적 단계… 공급 시점·조건 미확정
정부 "26만장 확보는 변함없다" 입장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엔비디아가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그래픽 처리 장치(GPU) 26만 장의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첨단 인공지능(AI) 칩은 미국 외에는 누구도 가질 수 없다"고 말하면서다. 

문제 발언은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과의 협력 계획을 발표한 바로 당일 나왔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CBS 방송의 '60분' 인터뷰 녹화 중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 질문에 "블랙웰은 다른 모든 반도체보다 10년 앞서 있다"며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는 이달 2일 방송됐다. 

발언이 공개되자 AI 반도체 공급 대상이었던 기업들은 직격탄을 맡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주요 종목은 이틀 연속 6~9% 하락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공급 계획이 아직 서면 계약 단계가 아니었다는 점이 불안 심리를 키웠다. 젠슨 황 최고 경영자(CEO)는 최근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에 GPU 26만 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공급 시점, 가격, 모델명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과의 MOU, 계약 체결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공식적인 합의보다는 '선언적 협력' 수준으로 이해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해당 인터뷰가 중국 관련 질문 중에 나온 만큼, 중국 견제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미국의 AI 반도체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한국의 기술력이 필수적인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미국 내 서버만으로는 AI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한국을 '규제 대상'에 포함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계획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4일 "AI칩 26만 장 확보는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첫 출발점"이라며 "기존에 발표한 것과 같이 확보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2030년까지 5년간 GPU 26만 장을 순차 공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초기 물량에는 'GB200 그레이스 블랙웰'과 일부 'RTX 6000시리즈'가 포함될 전망이다. 내년 상용화 예정인 6세대 HBM4 탑재 제품 '루빈'도 한국 우선 공급 가능성이 거론된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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