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친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일 비트코인이 랠리를 벌이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9만2355달러(1억2869만원)을 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19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5시 9분(서부 시간 오후 2시 9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보다 1.15% 오른 9만2355달러(1억2869만원)에 거래됐다.
상승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사상 처음 9만4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지난 13일 기록했던 9만3400달러대를 뛰어넘는 수치로, 6일 만에 사상 최고가 경신이다.
미 대선일이었던 지난 5일 오전 7만 달러선 아래에서 거래되던 가격과 비교하면 2주 만에 상승폭도 약 35%로 늘렸다.
이에 가상화폐 거래소 또한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들어서면 시장 또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때 암호화폐 산업을 ‘사기’라고 비난했지만, 최근 1∼2년 사이 가상화폐에 친화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대선 유세 과정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화폐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가상화폐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가상화폐 업계에 큰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가상화폐 관할 당국이 SEC에서 연방거래위원회(FTC)로 바뀔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캠프 내에도 친가상화폐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으며,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 하워드 루트닉도 가상화폐 기업 테더가 지분을 보유한 투자업체를 이끌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선거 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 위에 비트코인 깃발이 나부끼는 합성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만큼은 이 같은 행보와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전히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는 것이다.
20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거래소는 외국인 이용자의 가입이 막혀 있다. 국내 은행계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만 국내에서 발급받은 휴대폰 번호를 통해 제한적으로 가입할 수 있을 뿐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한국인 이용자와 원화만으로도 업비트와 빗썸을 합해 3조~4조원대 일 거래량이 꾸준히 나오는데, 외국인이 이용할 수 있게 되거나 다른 통화까지 지원한다면 어떻게 되겠나”로 전했다. 또 “해외 거래소처럼 선물거래, 파생상품까지 지원하면 해외 대형 거래소를 따라 잡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최근 들어 외국인의 국내 거래소 가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내 거래소가 글로벌화될 수 있는 것을 넘어, 국내에서 ‘외화 벌이’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한편 이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 의식이 공유됐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원회 대상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국내에서 해외 가상자산 시장으로 1년에 60조원 이상이 나가는데,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자금은 거의 없다”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해외로 진출하게 하고, 해외 자금이 국내로 들어오게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