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관세정책이 미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하를 재차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수천억 달러(수백조원)를 관세로 거두어들이고 있다”며 “나라가 이제 (정상궤도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시 연준을 향해 “연준은 이런 강력함을 반영해 신속히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에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 전 ‘금리 인하’를 하지 못하게 압박한 데 이허 취임 이후에는 자신의 금리 인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사실상의 사임 압박까지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파월 의장을 조기에 해임할 수 있다고 발언했으나, 금융시장에 충격파가 번지자 관련 발언을 철회하고 더는 해임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다시 재차 압박에 이어 이미 새로운 인사를 두고 물밑 조율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케빈 해싯(사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새 의장 후보로 급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싯 위원장은 연준 의장직을 두고 지난달 최소 두 차례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했다고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들이 전했다.
해싯 위원장은 의장직에 관심이 없다고 밝히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을 나눈 뒤 제의가 오면 수락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WSJ은 해싯 위원장의 급부상에 따라 연준 의장을 둘러싼 경쟁은 기존 유력 주자이던 케빈 워시(55)와 2파전이 됐다고 보도했다. 워시도 이달 워싱턴DC를 방문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연준 의장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사퇴’를 압박하지만 해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권위’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바꿨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의장 후보를 통상적인 시기보다 훨씬 일찍 발표해 파월 의장의 권위를 약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싯 위원장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1990년대에 연준에서 근무했으며 지난 8년 동안 트럼프 진영에서 경제정책 조언자로 활동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창업한 사모펀드에서 일하다 집권2기를 맞아 백악관에 합류했다.
해싯 위원장은 연준 의장 후보로 급부상한 뒤 연준에 대한 태도를 갑자기 바꿨다. 애초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도록 하는 게 자기 역할이라고 강조하다가 이제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연준을 공격하고 있다.
해싯 위원장은 최근 들어 중앙은행이 경제 데이터보다 집권당의 정책기조에 토대를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워시(사진)는 경제학자, 변호사, 투자은행가, 연준 이사 출신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국가경제위원회 보좌관을 지냈다.
해싯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그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성향에 맞춰 지론을 수정해가는 것으로 관측된다. 해싯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그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성향에 맞춰 지론을 수정해가는 것으로 관측된다.
워시는 애초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집중해야 하며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매파적 통화정책관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최근 수차례 연설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연준이 재무부와 공조하면서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내릴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워시는 과거에 자유무역 옹호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고립주의가 미국 경제성장에 득보다 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