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최얼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종로구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에 최고 높이 141.9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서울시가 규제를 완화한 것을 두고 정부가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 중 무엇이 근시안적 단견인지, 공개토론을 제안한다”며, 이재명 정부를 겨냥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국무총리와 공개토론을 제안한다. 이른 시일 내에 만나서 대화하자”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종묘가 수난이다. 상상도 못했던 김건희씨의 망동이 드러나더니 이제는 서울시가 코앞에 초고층 개발을 하겠다고 한다”며 “국익적 관점에서도 근시적안적 단견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날 종묘를 직접 찾아 이 사안과 관련한 법과 제도를 보완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세운4구역 높이 제한을 최고 71.9m에서 141.9m로 완화하는 내용의 재정비 계획 결정을 고시했고, 지난 6일 대법원은 문화재 주변의 건설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의회의 조례 개정에 대해 “적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오 시장은 김민석 총리를 겨냥해 “종묘를 방문하신 김에 종묘만 보고 올 게 아니라 세운상가 일대를 모두 둘러보시기를 권한다”며 “수도 서울의 중심이라 할 종로가 현재 어떤 모습인지, 이대로 방치하는 것이 과연 종묘를 위한 일인지 냉정한 눈으로 봐주시길 요청한다”라고 했다.
오 시장은 “60년이 다 되도록 판잣집 지붕으로 뒤덮여 폐허처럼 방치된 세운상가 일대는 말 그대로 처참한 상황이다. 2023년에 세운상가 건물의 낡은 외벽이 무너져 지역 상인이 크게 다친 일도 있다”며 “세계인이 찾는 종묘 앞에 더는 방치할 수 없는 도시의 흉물을 그대로 두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라고 했다.
오 시장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서울시의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사업은 종묘를 훼손할 일이 결단코 없다. 오히려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생태‧문화적 가치를 높여 더 많은 분이 종묘를 찾게 하는 일이다”라며 “남산부터 종묘까지 쭉 뻗은 녹지축이 생기면 흉물스러운 세운상가가 종묘를 가로막을 일이 없다. 시원하게 뚫린 가로 숲길을 통해 남산부터 종묘까지 가는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세운4구역에 고층 빌딩이 들어서면 종묘 경관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왜곡된 정치 프레임”이라며 “녹지축 양 옆으로 종묘에서 멀어질수록 아주 낮은 건물부터 높은 건물까지 단계적으로 조성해 종묘와 멋지게 어우러지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할 것이다. 서울 중심인 종로 미관이 바뀌고 도시의 새로운 활력이 생긴다” 라고 했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