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종연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 이후 강경 일변도의 노선이 이어지면서 당내외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캄보디아 초롱이 구출쇼’, ‘국감 사유화’, ‘결혼식 논란’ 등 지도부 핵심 인사들의 구설이 잇따르자 지지층 내부에서도 피로감과 냉소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당의 위기를 수습할 인물로 김민석 국무총리의 ‘등판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 총리가 내년 서울시장 선거 대신 차기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뉴데일리에 “정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어 김 총리가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며 “정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를 이끌기엔 불안하다는 시각이 당내에 퍼져 있다”라고 전했다.
정청래 대표 체제는 취임 이후 이른바 ‘김어준계’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강경 노선 강화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가 중도층은 물론 핵심 지지층 내부에서도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2주 전보다 1.3%포인트 떨어진 52.2%를 기록했고, 민주당 지지율도 0.7%포인트 하락한 46.5%로 집계됐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은 국정감사 파행 등 정쟁에 대한 피로감이 확산하면서 광주·전라 등 핵심 지지 지역과 40대층에서 이탈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지도부 핵심 인사들의 잇단 구설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대법원 현장 검증과 관련한 ‘유튜브 인증 영상’ 논란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대법원 현장 검증을 시도하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 ‘추미애TV’에 17초짜리 영상을 올리고 후원 계좌를 노출해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은 “파리를 점령하고 에펠탑 앞에서 기념사진 찍은 히틀러”에 비유하며 맹비난했다.
또 추 위원장은 소관 상임위가 아닌 한전 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지역구 민원을 질의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감 사유화’ 논란에도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피감기관 화환·축의금 논란이 불거진 딸 결혼식과 언론사 퇴장 명령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결혼식에 대해 “양자역학 공부하느라 잠도 못 잘 지경이었다”는 해명을 내놓아 오히려 조롱을 샀다. 최근 MBC 보도 책임자를 상대로 ‘편파보도’를 이유로 퇴장을 명령한 일도 언론계와 당내에서 “과유불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병주 최고위원은 캄보디아 파견 중 ‘한국인 청년 구출 작전’을 자화자찬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구출된 인물이 ‘로맨스 스캠’ 피의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쇼’ 논란이 일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초롱이 구출작전”이라며 영화 ‘범죄도시3’ 속 인물에 빗대어 비판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극우 세력의 폄훼”라며 반박했지만, 당내 커뮤니티에서는 “지방선거 폭망 프로젝트” “피해자 구하랬더니 방화범 구한 격”이라는 냉소적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강성 노선이 당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면서, 김민석 총리 등 온건·중도 노선을 대표하는 인물이 ‘구원투수’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청래 대표가 물러서면 강성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며 지도부 교체론에 신중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번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13~17일 전국 성인 25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정당 지지도 조사는 16~17일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퍼블릭 / 김종연 기자 jynews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