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 이스라엘 ‘두 번째 단계’ 돌입‥거점 확보한 ‘장기전’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 이스라엘 ‘두 번째 단계’ 돌입‥거점 확보한 ‘장기전’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3.10.31 16:0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점 마련해 북부와 남부로 양분‥‘고립’으로 팔레스타인 주민관계 ‘약화’

[더퍼블릭=김미희 기자]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궤멸을 위해 가자지구 침공을 준비해 온 이스라엘의 지상전에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현지시간으로 27일부터 가자지구를 겨냥한 지상작전을 본격화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쟁이 ‘두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스라엘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단기전으로 이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인명피해만 커질 뿐 하마스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판단에 가자지구의 주요 거점을 하나하나 장악하는데 초점을 맞추면서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개전 초까지만 해도 이스라엘 민간인과 외국인을 무차별 살상한 하마스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지만,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하면서 여론의 방향도 바뀌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9년전과 마찬가지로 단기 결전으로 가자지구를 점령할 듯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특히 당시보다 훨씬 많은 36만명의 예비군을 동원, 일거에 들이쳐 하마스를 격멸할 태세를 갖췄던 것이다.

하지만 총연장 500㎞에 이르는 땅굴 네트워크에 의존해 농성 중인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상대로 시가전을 벌인다면 투입하는 병력을 늘려도 승패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경고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거점 마련해 북부와 남부로 양분‥‘고립’으로 팔레스타인 주민관계 ‘약화’

논란 끝에 이스라엘 정부는 결국 전면 침공 대신 장기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와의 경계에 운집한 수십만명의 병력을 일거에 밀어넣을 것이란 관측과 달리 현재까지 이스라엘군이 감행한 공격의 규모도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다.

다만, 최근에는 가자지구 내부에 주둔을 위한 거점을 확보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7일 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부 부레이즈에 진입해 임시 거점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무장조직인 알카삼 여단도 부레이즈 등지에서 이스라엘군과 교전 중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는 지중해 연안을 따라 남서쪽으로 북동쪽으로 뻗어있는 길이 41㎞, 폭 10㎞의 좁고 기다란 땅덩이인 까닭에 이스라엘군이 부레이즈에 확고한 거점을 마련하면 가자지구는 사실상 북부와 남부로 양분된다.

이처럼 이스라엘군이 와디 가자를 기준으로 가자지구를 남쪽과 북쪽으로 양분한다면 하마스는 가자시티에 고립된 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이스라엘은 부레이즈를 거점 삼아 가자지구 남쪽과 북쪽 지역간의 통행을 차단한 뒤 남부지역의 피란민들에게 대대적으로 물자를 공급, 민심을 다독이는 한편 하마스가 있는 북부는 철저히 고사시키는 전략을 시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요새화된 가자시티로 무리하게 병력을 진입시키는 대신 포위전을 벌여 하마스를 약화하려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럴 경우 인구와 각종 시설이 밀집된 대도시의 경우 무력으로 점령하기보다 식량과 연료 등 물자의 공급을 끊어 스스로 무너지는 것이 더 쉽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응원하기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