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여천NCC가 부도 위기를 일단 넘겼지만, 공동 주주 한화그룹과 DL그룹 간의 ‘갈등’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의 자금 대여와 DL그룹의 유상증자로 일단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8일 멈춰 선 여수 3공장의 가동 재개 시점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여수산단에서는 지난해 5월 LG화학 SM(스티렌모노머) 공장, 12월 롯데케미칼 2공장이 일부 가동을 각각 중단했다.
여천NCC는 여수 3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하지 않았다며 ‘임시 가동 중단’을 강조하고 있다.
일단 큰 고비는 넘겼지만, 한화와 DL의 갈등 속에 자금이 다시 떨어지면 또 한 번 위기설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
한화는 13일 ‘여천NCC 원료공급계약의 진실-대림 측 반론에 대한 한화의 입장’이라는 설명자료를 통해 전날 일부 언론에 보도된 DL 측 입장을 거듭 반박했다.
DL은 전날 한화가 “올해 초 여천NCC가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에틸렌, C4R1 등 제품 저가 공급으로 추징액 1천6억원을 부과받았고 DL과의 거래로 발생한 추징액이 962억원(96%)”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대법원 판결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2007년 세무조사와 같은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화는 "2007년과 2025년 세무조사는 과세 대상이나 과세 결과 등이 별개"라고 반박했다.
제품 공급가격에 대한 양측 간 입장차에 대해서는 “특수관계에 있는 주주와의 거래는 시장 원칙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가에 따라 거래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주주간 불화가 커지면서 석유화학 업계 전반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한화는 여천NCC에 1천500억원 추가 자금 대여를 승인했고, DL은 앞서 11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지원 준비를 하고 있으나 여천NCC의 경영 상태 판단과 자구책 실행 가능성 등을 먼저 따져야 한다고 맞서는 입장이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 불황이 깊고, 길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이 몰려있는 여수산단에서도 이를 바라보는 시선의 우려 또한 크다. 또, 경영 위기가 여천NCC에만 국한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버티기 모드’에 돌입한 석유화학 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청도 나왔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