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홍찬영 기자]석유화학업계가 오랜 기간 이어진 불황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기존 사업을 정리하거나 신사업을 모색하는 등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기업들은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 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20일 롯데케미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업황 악화로 재무 안정성이 저하됐고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합작사인 여천NCC의 신용등급도 내려갔다. 한기평과 한신평은 여천NCC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석화업계의 신용등급 변동은 장기간의 불황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황을 가늠하는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15개월째 손익분기점인 톤(t)당 300달러를 밑돌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에는 t당 100달러 중반까지 내려가면서 공장을 돌릴 수록 손해가 나는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의 봉쇄 정책과 공급망 경색 및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중국 중심의 증설 확대 등으로 공급 과잉이 심화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주 원료인 납사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확대됐다.
이에 석화업체들의 실적 역시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LG화학 석유화학부문은 지난해 21조723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수익성은 크게 나빠졌다. 지난해 4분기 16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50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여천NCC는 2021년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매 분기 영업 적자를 기록했으며.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까지 12개월 연속 적자를 냈다.
석화업계는 올 2분기에도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돈이 안 되는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지난 4월부터 NCC 2공장을 가동 중지한 데 이어,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지난달 19일 "범용 사업 중 경쟁력이 없는 한계 사업에 대해서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다"며 "장기 가동 중지, 사업 철수, 트레이딩 에셋화(지분 매각,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신학철 부회장이 추진하는 3대 신사업인 ‘이차전지(배터리) 소재·친환경 소재·혁신 신약’ 분야의 사업의 매출 비중을 지난해 21%에서 2030년 57%로 끌어올리고 연 매출 3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케미칼 역시 올해 1월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파키스탄(LCPL)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등 군살 덜어내기에 나서고 있다.
또 2월에는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동박 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이차전지 소재사업 본격 진출을 개시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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