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삼성SDI가 9년여 만에 영업손실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둔화 및 미국의 관세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 3분기 매출 3조 518억원, 영업손실 591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4%,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299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고, 직전 분기(-3978억)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특히 이번 분기 영업손실 5913억원은 2016년 1분기(7037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영업손실은 배터리 부문에서 발생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등 전자재료 부문에서 38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둔화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에 대한 관세 영향으로 630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계속되는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감소 때문”이라며 “소형 배터리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ESS는 미국 중심으로 수요가 성장하고 있으나 관세 부담으로 수익성이 예상보다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삼성SDI는 4분기에는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김종성 실장은 “4분기 실적은 전기차 배터리의 단기 반등은 어렵다고 보지만, 다른 사업 부문의 매출 회복으로 3분기 대비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3분기에 원통형 46파이 및 각형 배터리를 기반으로 여러 글로벌 완성차 OEM들과 총 110GWh 이상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또한 국내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수주를 확정했고, 미국 현지 생산‧공급을 위한 차세대 ESS용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SDI는 이달 스텔란티스와 미국 내 합작법인인 SPE(StarPlus Energy)에서 NCA 기반 배터리 라인 가동을 시작하며 ESS용 배터리의 현지 양산을 본격화했다.
아울러 삼성SDI는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LFP 배터리 라인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내년 말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30GWh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종성 실장은 “ESS 친환경 발전 확대와 AI(인공지능) 산업 성장으로 수요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인데, 특히 중국산 규제 강화와 안정성이 높은 각형 폼팩터에 대한 선호도 증가로 미국 내 각형 캐파를 가진 업체들의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