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의 ‘밑 빠진 독’ 에스디생명공학…오너 3세 백인영 체제 선언했지만, 글쎄?

대원제약의 ‘밑 빠진 독’ 에스디생명공학…오너 3세 백인영 체제 선언했지만, 글쎄?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5.11.2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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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영일 기자] 대원제약 오너 3세인 백인영 대원제약 헬스케어사업본부장(상무)가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대원제약 자회사 에스디생명공학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대주주 차원의 책임 경영 강화 차원이라는 게 에스디생명공학 측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백인영 신임 대표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대원제약 자회사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18일 백인영 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백 신임 대표는 2019년 대원제약에 입사해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총괄하는 헬스케어사업본부를 맡아 왔다.

백인영 대표는 백승열 대원제약 부회장의 장남으로,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와는 사촌 관계다. 대원제약은 고(故) 백부현 회장의 장남 백승호 회장과 차남 백승열 부회장이 공동 경영하는 구조다. 백승호 회장의 아들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와 백인영 대표는 오너 3세로 경영 전면에 참여하고 있다.

에스디생명공학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백인영 대표는 지난 2021년 OEM 자회사인 대원헬스케어 인수 후 통합(PMI)을 총괄하며 경영정상화를 주도한 바 있다”며 “2023년 대원제약 계열사 편입 이후 시장에서 대원제약의 책임 경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번 인사는 대주주 차원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경영 안정성과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백인영 신임 대표는 “합병 이후 비용 구조 개선과 인적 쇄신 과정에서 다소 소홀했던 사업 성장에 본격적으로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신제품 개발과 대원제약과의 시너지 창출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백인영 대표에 대해 적지 않은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대원제약이 2023년 신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한 화장품 회사 에스디생명공학은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 존속 능력 불확실성 사유로 의견거절을 받아 현재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후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 6월 상장폐지를 결정했지만, 회사는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에스디생명공학은 개선기간 11개월을 부여받았고 내년 8월 12일까지 개선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주식 거래 재개를 위해선 실적 회복이 중요한데, 에스디생명공학의 영업손실은 2022년 315억원, 2023년 137억원, 2024년 92억원으로 최근 3년 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에스디생명공학의 법인세 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률(법차손)은 2021년 86%, 2022년 1552.5%, 2023년 51.5%다. 코스닥 상장 종목은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이 같은 실적 부진은 대원제약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전까지만 하더라도 부채가 3분기 누계 기준 3000억원을 넘어선 적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부채 규모가 3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 에스디생명공학이 내년 8월까지 경영정상화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에스디생명공학 인수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던 대원제약은 회계상으로 손실 처리해야 한다.

대원제약 측은 2023년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당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해 지분 72.9%를 인수한데 이어, 전환사채(CB)도 사들였다. 대원제약 측이 출자한 자금은 총 650억원에 달했다.

그런데 에스디생명공학이 경영정상화에 실패하고 결국 상장 폐지되면, 대원제약이 투자한 돈(주식 가치)은 회수하기 어렵게 된다.

회계적으로 투자 자산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고 보고 그 손해를 장부에 기록해야 하는데, 대원제약의 ‘손상차손(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 규모가 수백억 원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대원제약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오너 일가인 백인영 대표를 에스디생명공학 대표 자리에 앉힌 것이다.

하지만 백인영 대표가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를 졸업하고 회계법인에서 경력을 쌓았다는 점에서 화장품이나 제약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아울러 에스디생명공학 측은 ‘백인영 대표가 지난 2021년 OEM 자회사인 대원헬스케어 인수 후 통합(PMI)을 총괄하며 경영정상화를 주도한 바 있다’고 밝혔는데, 대원헬스케어의 영업이익은 2022년 –16억원, 2023년 –10억원, 2024년 -11억원 등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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