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5조 이상 메리츠·키움증권, 신용등급 만년 'AA-' 벗어날까

몸집 5조 이상 메리츠·키움증권, 신용등급 만년 'AA-' 벗어날까

  • 기자명 안은혜 기자
  • 입력 2025.11.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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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잇단 전산오류 사고가 '변수'
메리츠, 높아진 우발채무·홈플러스 투자자산 '발목'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이 10년 만에 신용등급 상향 검토 대상으로 떠올랐다.(사진=연합뉴스)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이 10년 만에 신용등급 상향 검토 대상으로 떠올랐다.(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전례없는 강세장 속 국내 증권사 5곳이 3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신용등급 'AA-' 등급을 받고 있는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이 10년 만에 신용등급 상향 검토 대상으로 떠올랐다. 두 회사 모두 자기자본 5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2014년 4월, 키움증권은 2015년 6월 각각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처음으로 'AA-/안정적'을 부여받은 후 10년 간 같은 등급을 유지해왔다.

자기자본 기준 10개 대형 증권사 중 AA- 등급에 머물러 있는 곳은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정도다. 

여기엔 영업이익 연간 1000억원 수준의 중소형 증권사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자기자본 5조~7조원 규모의 키움·메리츠증권은 꾸준히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제기됐다.

키움증권 내부에서는 올해 연말 등급 상향 기대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이 2021년과 비교하면 약 2조5000억원에서 5조4386억원(2분기 기준)으로 두배 이상 불어났고, 반기 기준 별도 당기순이익이 한국투자증권 다음으로 높은 5672억원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도 평가의 주요 기준인 실적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3분기 별도 순이익 275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별도 순이익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조8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메리츠증권도 3분기 누적 약 60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연간 80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증권사 경쟁력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신용평가사들은 매년 6월까지 회사 정기평가, 매년 12월까지 기업어음(CP) 정기평가를 진행하는데, 3분기 실적이 나오는 이달 중순부터 연말까지의 정기평가 기간에 회사채 수시평가도 이뤄진다.

하지만 최근 잇단 전산장애가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7일 새벽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접속 오류가 발생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가 막혔다. 이날은 뉴욕증시(현지시간 6일)가 고용시장 냉각과 인공지능(AI) 거품 우려 등으로 주요 지수가 급락한 날이었는데 제때 물량을 매도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3~4월에도 세차례 시스템 오류로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으며 금융당국의 수시검사도 이뤄져 제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평사들은 잦은 전산오류가 키움증권의 평판에 영향을 줄 가능성과 고객 이탈 여부 등을 판단해 신용등급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전산사고가 너무 빈번한 건 시스템 관리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에 신용도 상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등급 상향 검토 과정에서 재무건전성이 여전히 변수다. 

급증하는 우발채무가 가장 큰 우려다. 부동산 PF 주관 등으로 발생한 우발채무는 부동산 경기가 꺾인 시점인 지난 2022년 4조5000억원 수준까지 줄었지만, 다시 증가해 올해 6월 말 기준 7조6633억원으로 자기자본을 초과했다.

회수 시점이 불확실한 자산이 늘어난 것도 부담이다. 

메리츠그룹은 홈플러스에 6500억원을 빌려줬지만 올해 3월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해당 채권은 고정이하자산으로 분류됐다. 

홈플러스가 인가전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적당한 새주인을 찾지 못해 회생계획안 제출을 미루고 있어 회수 시점이 불투명하다. 이밖에도 만기가 임박한 해외부동산 7000억원 어치도 손실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7일 메리츠증권 신용도 평가 보고서에서 "일부 요주의이하 사업장에 대한 추가적인 손실 인식 가능성이 내재해 있으나 대부분 만기연장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며 "글로벌 부동산 경기에 따라 회수·처분까지 장기간 소요될 가능성이 있어 엑시트 시점까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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