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시성 희토류 광산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11/283676_285045_216.pn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미·중 정상회담으로 갈등이 완화된 듯 보이지만, 희토류 공급망 의존 구조는 바뀌지 않은 채 긴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국 핵심 산업은 네오디뮴·디스프로슘·사마륨 등 희토류 소재에 기반한다. AI 서버, 전기차 모터, 첨단 무기, 반도체 공정 대부분이 해당 원소를 사용한다. 미국은 채굴 능력은 갖췄지만, 정제와 자석 제조 공정은 중국에 집중돼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 4400만톤의 49%, 생산량 69.2%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1991년 희토류를 '전략 자원'으로 묶고 수출 할당제와 기업 국영화를 추진해왔다. '5+1 캠페인'을 거쳐 2021년 '중국희토그룹'이 출범하면서 공급과 가격 통제 체계가 구축됐다. 세계 생산량 약 70%와 4000건 이상의 특허를 확보하며 정제·자석 제조 공정에서도 기술 우위를 확보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정부 직접 개입' 카드를 꺼냈다. 지난 7월 미 국방부는 MP머티리얼스와 10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에 ㎏당 110달러의 가격 하한제를 보장했다. 연방 정부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면서 생산량과 가격 조정에 관여하는 구조였다. 불칸엘리먼츠, 리엘리먼트 등 정제·재활용 기업에도 지분 투자가 진행됐다.
계약 체결 소식 이후 미 증시에선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했다. MP머티리얼스는 올해 4~5배 올랐고, USA레어어스는 10월에만 18% 넘게 상승했다. JP모간체이스는 "앞으로 10년간 약 1조5000억 달러를 미국 안보 산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의 공급 차단 가능성은 미국에 여전히 부담을 주고 있다. 중국은 원광 38%, 정제 84%, 자석 제조 92%의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 무기체계 78%, 해군 무기 91%가 희토류 공급망 변화에 직접 노출된다. 실제 중국 의존도가 큰 채굴·정제 기업은 수출 통제 리스크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희토류 경쟁은 다른 전략 자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리튬·코발트·흑연, 양자컴퓨팅, 의약품 원료 등이 '제2의 희토류'로 언급된다. 중국은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음극재의 70~90%를 점유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은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디웨이브 등과 지분 협의를 진행하며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 중국의 공급망 장악에서 자유롭지 않다. 배터리 핵심 원료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희토류와 핵심 광물의 전략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