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9일 촬영된 앨리스 궈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11/284565_285965_4159.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필리핀 북부 지방 정부의 수장을 맡았던 중국 국적 여성이 신분을 조작해 지역 권력을 쥔 뒤 각종 불법 활동을 주도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19일(현지 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 지방법원은 중국 국적의 앨리스 궈(중국명 궈화핑)에게 인신매매 혐의를 적용해 종신형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7명도 동일한 형을 받았다.
궈는 2022년부터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 시장 직을 맡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정보 기관과 연계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조사 과정에서 불법 온라인 도박장과 사기 조직 운영 정황이 확인됐다. 이 조직은 로맨스 스캠과 자금 세탁 등 다양한 범죄 활동을 병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죄 시설은 겉으로는 사무동과 고급 빌라, 수영장을 갖춘 복합 단지 형태였지만 실제로는 온라인 도박과 강압적 사기 행위를 수행하는 조직의 근거지였다. 해당 부지는 시장실 뒤편에 밀착해 있었고, 일부는 궈 명의로 등록돼 있었다. 수사 기관은 그녀가 법인 대표를 맡아 실질적으로 조직 운영을 총괄했다고 확인했다.
시설 실체는 지난해 한 베트남 국적자의 탈출로 드러났다. 감금된 상태에서 빠져나온 피해자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후 당국이 단지를 급습해 700명 이상의 인원을 구조했다. 피해자 국적은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인도네시아, 르완다 등 여러 국가에 걸쳐 있었으며 범죄 가담을 거부하면 고문과 가혹 행위가 뒤따랐다는 진술이 이어졌다.
조사 과정에서 궈는 자신이 "필리핀 농장에서 자란 혼혈 출신"이라고 주장했지만, 상원 의원 요청으로 이뤄진 국가수사청의 지문 대조에서 2003년 중국 여권으로 필리핀에 입국한 '궈화핑'과 동일 인물로 확인됐다. 이후 대통령 직속 조직범죄대책위원회는 그녀의 시장직을 박탈하고 필리핀 여권을 무효로 처리했다.
신분 노출 이후 도주를 이어가던 궈는 필리핀에서 출국해 여러 국가를 전전하다 당국의 국제 공조 추적 끝에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체포됐다. 이번 사건은 필리핀과 중국 간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진행됐으나, 중국 정부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