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위기 직면한 여천NCC…한화 VS DL, 자금 지원 여부 두고 갈등

부도 위기 직면한 여천NCC…한화 VS DL, 자금 지원 여부 두고 갈등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5.08.10 08:39
  • 수정 2025.08.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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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여천NCC.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 전남 여수국가산단 내에 있는 여천NCC의 운용 자금이 소진돼 부도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과 DL그룹이 갈등을 빚고 있다. 여천NCC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합작해 설립했는데, 한화와 DL이 여천NCC의 자금 수혈을 두고 충돌하는 것이다.

9일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여천NCC는 최근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따른 적자와 재무구조 악화로 이달 말까지 31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천NCC는 지난 6월 공동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 규모의 증자 혹은 자금 대여를 요청한 바 있다. 여천NCC는 1999년 4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각 사의 나프타 분해 시설(NCC)을 통합해 합작 설립한 회사로, 한화솔루션(옛 한화석유화학)과 DL케미칼(옛 대림산업)이 지분 50%씩을 보유하고 있다.

여천NCC가 오는 21일까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여천NCC에 1500억원의 자금 대여를 승인했다. 신규 자금 지원과 생산량 감축 등 구조조정을 통해 여천NCC를 회생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DL그룹이 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자금 대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3월 여천NCC 요청으로 한화와 함께 각각 1000억원씩을 증자했는데, 당시 여천NCC는 연말까지 현금 흐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불과 수개월 만에 3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을 요청하다 보니, 왜 현금흐름이 안 좋아진 것인지 등 경영 상황부터 제대로 따져보자는 게 DL 측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화와 DL은 문제 해결을 위한 TFT(태스크포스팀)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화와 DL이 자금 대여에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여천NCC가 디폴트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천NCC는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3위 기업으로, 2020년대부터 본격화한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2022년 3477억원, 2023년 2402억원, 2024년 23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8일에는 전남 여수 3공장이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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