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국내 주요 기업들의 대미 로비 금액이 최근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 2020년~2025년 상반기 미국 상원에 제출된 로비공개 보고서(LDA Reports)를 조사한 결과, 해당 기간 로비를 신고한 국내 기업의 주요 법인은 52곳이었다.
보고서는 총 288건으로 5년 전(127건) 대비 126.8% 늘었으며, 로비 금액은 총 3532만 달러로, 5년 전(1553만 달러) 대비 1979만 달러(127.4%) 증가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로비 활동(Lobbying)이 이익 단체의 의견이나 요구를 정부나 의회에 전달하는 합법적 활동이다.
국내 기업의 대미 로비 금액은 2020년 1553만 달러, 2021년 2161만 달러, 2022년 2380만 달러, 2023년 2492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올해 상반기에만 161건의 로비 보고서가 제출됐고, 로비 금액은 1966만 달러로 전년 동기(1747만 달러) 대비 12.6% 늘었다.
특히, 지난해 미국 대선 시기에는 전년 대비 41.8%나 늘었는데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한 정치 리스크 대비와 미국 산업 정책에 대한 대응, 대미 투자 확대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기준 로비로 100만 달러 이상을 사용한 그룹은 삼성, SK, 한화, 현대차, LG, 고려아연 등 6곳이다. 쿠팡의 모회사인 미국 기업 쿠팡Inc도 100만 달러 이상을 사용했다.
가장 많은 로비 금액을 쓴 기업은 삼성이다. 삼성은 지난해에만 간접지출(INCOME) 256만 달러, 직접지출(EXPENSES) 606만 달러 등 총 862만 달러를 사용했다. 이는 삼성전자, 삼성반도체, 삼성SDI, 이매진 등을 합산한 금액이다.
SK그룹이 총 708만 달러(간접지출 179만 달러, 직접지출 529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어 ▲한화그룹 605만 달러(간접지출 214만 달러, 직접지출 391만 달러) ▲현대차그룹(478만 달러) ▲쿠팡(331만 달러) ▲LG(134만 달러) ▲고려아연(100만 달러) ▲포스코(96만 달러) ▲한국무역협회(49만 달러) ▲CJ(40만 달러) 순이었다.
5년 전과 비교해 로비 금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한화로, 2020년 45만 달러에서 지난해 605만 달러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한화큐셀 중심의 직접적인 로비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로비 지출 금액 역시 늘어난 영향이다.
한화큐셀은 2023년 1월, 미국 조지아 대규모 투자(태양광 공장 증설) 발표 이후 세액공제와 정부의 지원금 등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한화필리조선소도 지난해 12월 인수 이후 미국 내 로비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기간 증가액이 컸던 기업은 삼성(358만 달러, 71.0%↑), 쿠팡(331만 달러), 현대차(206만 달러, 75.7%↑), SK(197만 달러, 38.7%↑) 순이다.
지난 5년 간 누적 로비 금액이 가장 큰 곳도 삼성(3964만 달러)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삼성SDI도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어 SK(3598만 달러), 현대차(2357만 달러), 한화(1298만 달러), 쿠팡(799만 달러), LG(668만 달러), 포스코(473만 달러), 고려아연(175만 달러), CJ(162만 달러), 한국무역협회(109만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