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 2000억원 유상증자 결정…여천NCC에 긴급 자금 수혈

DL케미칼, 2000억원 유상증자 결정…여천NCC에 긴급 자금 수혈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5.08.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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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 전남 여수국가산단 내에 있는 여천NCC의 운용 자금이 소진돼 부도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여천NCC의 공동 대주주인 DL케미칼은 1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케미칼 이사회는 이날 보통주 92만 5895주를 새로 발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DL케미칼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특히 DL케미칼의 모회사인 ㈜DL은 DL케미칼 신주 82만 3086주를 1778억원에 인수하는 등 이번 유상증자 참여한다. 이는 DL의 자기자본 대비 3.71%(4조 7860억원)에 해당한다. DL은 DL케미칼 유상증자 참여 목적에 대해 “자사회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DL케미칼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2000억원은 부도 위기에 직면한 여천NCC에 긴급 자금을 수혈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DL은 “여천NCC의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여천NCC의 제대로 된 정상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더불어 DL케미칼은 한화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TFT(태스크포스팀)를 통해 여천NCC에 대한 경영 상황을 꼼꼼히 분석한 뒤,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제대로 된 자생력 확보 방안을 도출해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천NCC는 지난 6월 공동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 규모의 증자 혹은 자금 대여를 요청한 바 있다. 여천NCC는 1999년 4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각 사의 나프타 분해 시설(NCC)을 통합해 합작 설립한 회사로, 한화솔루션(옛 한화석유화학)과 DL케미칼(옛 대림산업)이 지분 50%씩을 보유하고 있다.

여천NCC가 오는 21일까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여천NCC에 1500억원의 자금 대여를 승인했다. 신규 자금 지원과 생산량 감축 등 구조조정을 통해 여천NCC를 회생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DL그룹은 당초 무작정적인 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DL은 지난 3월 여천NCC 요청으로 한화와 함께 각각 1000억원씩을 증자했는데, 당시 여천NCC는 연말까지 현금 흐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불과 수개월 만에 3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을 요청하다 보니, DL 측은 “무작정 자금만 투입하는 것이야 말로 책임경영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왜 현금흐름이 안 좋아진 것인지 등 여천NCC의 부실 문제에 대한 근본적 원인분석과 이에 따른 해결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인식이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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