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화학]](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8/273090_273761_5756.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LG화학이 경북 김천공장 전체, 전남 나주공장 일부 설비를 철거하기로 하면서 석유화학 업계의 '도미노식 공장 셧다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경북 김천공장 전체, 전남 나주공장의 일부 설비를 스크랩하기로 결정했다. 김천공장은 LG화학이 2008년 코오롱 유화 부문에서 약 900억원에 인수한 고흡수성수지(SAP) 생산기지로, 연산 9만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나주공장에선 연산 2만여톤 규모의 스타이렌 아크릴레이트 라텍스(SAL) 생산이 가능하다.
LG화학은 김천공장의 SAP 생산을 연산 41만톤 규모의 여수 공장으로 일원화하고, 나주공장의 SAL 설비는 대산 신규 공장으로 이전해 하반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해당 공장 직원들은 전환 배치할 예정이며 사업 철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십명 규모의 직원들은 여수·대산 공장으로 전환 배치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이번 조치가 석화업계 도미노 셧다운의 신호탄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LG화학은 앞서 대산·여수 공장의 스티렌모노머(SM) 생산 라인 가동도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2월 여수산단 2공장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으며, 대산 에틸렌글리콜(EG) 2공장은 약 1년 반 동안 가동이 멈춘 상태다.
최근에는 국내 3위 에틸렌 생산업체 여천NCC가 자금난으로 여수 3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여천NCC는 지난 8일 전남 여수 3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21일까지 310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부도 위기에 직면할 상황이었다. 다행히 DL그룹, 한화그룹이 3000억원 긴급 지원에 합의하며 일단 위기는 모면했다.
기업들은 전방위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LG화학은 에스테틱 사업부와 매년 수백억원의 이익을 내던 수처리 필터 사업 부문을 매각해 약 2조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법인(LCLA) 지분 활용, 말레이시아 법인(LUSR) 청산, 파키스탄·인도네시아 자회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중동 지역 설비 증설에 따라 범용 제품 가격이 폭락하면서 구조적 불황이 고착화됐다고 보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국내 석유화학 빅4는 도합 47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 2조 5000억원 영업 이익과 극명한 대조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석유화학 기업 중 50%가 문을 닫을 것"이라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자구책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산단별 맞춤형 구조조정과 전기료 감면, 공정 거래법 완화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