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대란에 나프타 가격 7년 반 만에 최고치 경신…석유화학 업계 실적에 ‘빨간불’

석유 대란에 나프타 가격 7년 반 만에 최고치 경신…석유화학 업계 실적에 ‘빨간불’

  • 기자명 김강석
  • 입력 2022.04.27 14:19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퍼블릭 = 김강석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로 불거진 석유 대란으로 원유에서 추출하는 나프타의 거래 가격이 7년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나프타 원가 상승분을 에틸렌 거래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곤두박질쳤다.

27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나프타 국제가격은 지난 2014년 3분기(915.68달러) 이후 최고치인 톤당 877.96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의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원유를 정제해서 만드는 나프타 가격 역시 덩달아 뛴 것이다.

‘납사’라고도 불리는 나프타는 원유의 부산물로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미국 등에서 수입되고 있고, 일부는 국내에서도 직접 생산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 (롯데케미칼, LG화학, 여천NCC) 등은 나프타 열분해공정(NCC)을 통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주요 화학제품의 기초 유분을 만들고 있다.

한국은 세계 4위 에틸렌 생산국가로 전체 생산량의 55%를 수출하고 있는 만큼 에틸렌은 석유화학 업계의 주요 수익성 지표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5분기 연속 에틸렌 거래 가격은 1000~1100달러 선에 머물며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해 국내 석유화학 업계 1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모양새다.

최근 최고치를 기록한 나프타 거래 가격도 부담이지만, 석유화학 수요가 둔화된 것도 문제다. 업계에서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큰손인 중국이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인해 주요 도시들에 대한 봉쇄령을 내리면서 수요 측면에서 차질이 발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 (롯데케미칼,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등은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업황 부진으로 올해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간 발표된 증권사 11곳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587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7037억원) 대비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의 올레핀 사업은 올해 1분기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고, 주요 제품인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MEG(모노에틸렌글리콜) 스프레드는 각각 39%, 36%, 40%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도 올해 1분기 영업익이 지난해 동기(약 1조4000억원) 대비 35%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동기(약 6125억원) 대비 34%가량 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임시로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할당관세는 일정 물량의 수입 물품에 대해 일시적으로 관세율을 낮추거나 높이는 제도다.

더퍼블릭 / 김강석 기자 kim_ks02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강석 kim_ks0227@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응원하기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