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미중 갈등으로 인해 국외 자본을 유치하려는 중국 본토 기업들이 미국 대신 홍콩 증시로 몰리면서 올해 상반기 홍콩증시 상장을 신청한 기업이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홍콩증권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6월 홍콩거래소에 신규 기업공개(IPO)나 2차 상장을 신청한 기업은 모두 208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에 상반기 최다 상장신청이 이뤄졌던 2021년의 189개 기업을 넘어선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에 중학개미들도 몰리고 있다. 현재 홍콩 증시는 상장신청 기업이 급증하면서 상장 규모 면에서도 글로벌 1위로 올라섰다.
KPMG에 집계 자료에 따르면 홍콩 증시의 올해 상반기 신규 IPO 및 2차 상장 자금조달 규모(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는 138억달러(약 18조9000억원)로, 나스닥(92억달러, 12조6000억원), 뉴욕증권거래소(78억달러, 10조7000억원)를 따돌리고 1위였다.
홍콩 IPO 시장 활황은 관세전쟁 등으로 미중 긴장이 고조된 데에 영향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격화하자 외국 자본을 유치하려는 중국 본토 기업들이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고자 미국 등 서방 국가 대신 홍콩 증시에 상장하려는 추세가 뚜렷해졌다.
이에 서학개미들은 ‘홍콩’으로 눈을 돌렸다. 13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12일 한국예탁결제원 기준 올해 1월 18억달러였던 국내 투자자들의 홍콩 주식시장 예탁금은 11일 기준 24억3000만달러로 늘었다. BYD, 샤오미,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 기업의 약진과 함께 딥시크를 필두로 한 중국 인공지능(AI) 기술이 주목을 받으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종목별로 보면 올해 중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산 홍콩 주식은 샤오미(약 5억5700만달러)였고,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약 4억1600만달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약 3억5500만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재테크 열풍까지 불고 있는 ‘라부부’ 팝마트나 금값 상승 추세에 힘입어 금 세공 브랜드인 ‘라오푸골드’ 등도 중학 개미들의 선택을 받았다. 여전한 기술주 인기와 함께 최근에는 테크주 외에 다른 테마주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KPMG에 따르면 올해 홍콩증시 상장을 신청한 기업 중에는 이미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한 뒤 홍콩에서 2차 상장을 하려는 기업 47개가 포함돼 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