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실트론 지분 매각하나…재산분할 재원 마련 시나리오는?

최태원, SK실트론 지분 매각하나…재산분할 재원 마련 시나리오는?

  • 기자명 최태우 기자
  • 입력 2024.06.0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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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최태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2심에서 사실상 패소하면서 665억원에 불과했던 재산분할 규모가 1조380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경영권을 사수하면서 재산까지 분할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 때문에 재계 안팎에선 최 회장의 SK㈜ 주식 일부를 분할하거나 비상장회사인 SK실트론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 1조3800억원을 분할해줘야 한다는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은 보유 재산 가운데 1조3800억원을 현금화해야 한다.

대법원 상고심에서 노 관장의 재산 분할 비율이 과도하다며 채증법칙위반이나 심리미진 등의 이유로 파기환송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최 회장 입장에선 연체 이자 등을 고려해 자금을 마련해둬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실트론 매각 가능성이 유력한 이유는 최 회장이 SK㈜ 주식을 매각할 경우 특수관계자 지분이 약 25%에 불과해 경영권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SK실트론은 비상장 기업인 만큼, 상장 대신 매각을 통해 지분을 현금화하기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최 회장은 SK㈜ 지분 17.73%(1297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SK㈜는 주요 계열사의 최대주주로서 최 회장이 SK㈜를 통해 다른 계열사에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다.

최 회장은 이 밖에도 비상장사인 SK실트론 주식을 약 7500억원 어치 보유하고 있다. SK실트론은 최 회장이 29.4%를, SK㈜가 51%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19.6%는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간접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SK텔레콤과 SK디스커버리, SK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각각 수십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SK실트론은 SK가 LG로부터 인수한 국내 유일 반도체 웨이퍼 기업으로,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현재 글로벌 웨이퍼 시장에서 4~5위 수준의 기업이다.

고객사로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삼성전자를 두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매출액 2조256억원, 영업이익 2806억원을 기록하면서 호실적을 냈다.

최 회장은 지난 2017년 SK가 LG로부터 실트론을 인수할 당시 지분 29.4%를 인수했으며, 인수 당시 지분 가치는 26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재 가치는 약 3배 증가한 7500억원이다.

다만, 이는 공정가치일 뿐 시장 가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SK실트론은 SK그룹에 합류한 뒤 꾸준한 실적 개선을 이뤄내면서 몸값을 높여왔다. 지난 2017년 933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이듬해 1조34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22년에는 2조3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2조원을 웃도는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특히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의 호조로 실적 개선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향후 SK실트론의 기업가치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SK실트론의 현재 시장 가격은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 방식으로 추산할 경우, 약 8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치가 시장에서 인정 받을 경우,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가치는 약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하지만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실트론이 웨이퍼 기업이라는 업종 특성상 매각 협상 대상이 매우 제한적이며, 최 회장이 지분을 매각해도 나머지 지분은 SK㈜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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