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반도체 미세화 한계…수요 롤러코스터 지속될 것”

최태원 “반도체 미세화 한계…수요 롤러코스터 지속될 것”

  • 기자명 최태우 기자
  • 입력 2024.05.0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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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중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기자간담회 중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최태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반도체 경기 회복과 관련해 “반도체 롤러코스터는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 자본적지출(CAPEX)을 얼마나 더 투자하고 얼마나 더 잘 갈 거냐 하는 것은 아직도 업계에 남아 있는 숙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중국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에 (반도체 업황이) 너무 나빴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해 좋아진 현상도 그리 오래 안 간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7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작년 말부터 전 세계에 ‘생성형 AI’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 1분기 2조8000억원대의 이익금을 올렸다.

최 회장은 코로나 때 초과 수요가 발생하고 지난해 수요가 꺾이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며 “앞으로도 이처럼 주기가 짧은 롤러코스터 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반도체 미세화는 한계가 왔고, 이제 기술이 아니라 공급으로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결국 대규모 자본 지출로 생산라인을 늘려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기업들은 리스크를 분담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미세화는 나노미터(nm) 단위로 칩 회로 선폭을 줄여 공정을 미세화하는 작업이다. 반도체 크기를 줄이면 한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제조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미세화가 한계에 봉착한 데 더해 AI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 도래하면서 추가적인 생산성 향상은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최 회장이 라인 증설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최 회장은 “전부 자기 돈으로만 계속 투자하는 형태가 잘 안 나오니까 전 세계 다른 곳에서도 반도체 생산을 자기네 나라로 끌고 가고 싶어 하고, 그래서 보조금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도 캐펙스가 많이 들어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보조금이 해외 투자의 직접적인 유인책이 되는지에 대해선 “솔직히 보조금이 많은 것은 시스템이 안 돼 있거나 인건비가 비싸다거나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시스템은 아주 잘 갖춰져 있다”고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에 대해선 “오랫동안 본 사람이고, 모여서 같이 인사하고 밥 먹고 나오다 보니 회사 연감에 사인해서 주더라”며 “자기네 제품이 빨리 나오게 우리 연구개발(R&D)을 빨리 서두르라는 정도의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젠슨 황 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한 바 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필수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는 같은 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공급 예정이던 HBM3E 12단 제품의 양산을 올해 3분기로 앞당기고, 6세대인 HBM4도 2026년에서 내년으로 1년 앞당겨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최 회장은 최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데 대해선 일시적 현상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기후 위기를 강조하는 흐름이 퇴조하고 있는데, 이런 트렌드도 그리 오래가지 않고 결국은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며 “전기차를 영원히 안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안 하면 비용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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