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그세스 까지 왔는데...한미, 팩트시트 서명 진통

헤그세스 까지 왔는데...한미, 팩트시트 서명 진통

  • 기자명 최얼 기자
  • 입력 2025.11.05 17:18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확대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확대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최얼 기자]지난달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 등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의 상세 문안을 놓고 한·미가 막판 줄다리기가 심상치 않다. 당초 한·미가 ‘4일 정오 발표’로 잠정 합의했던 팩트시트는 5일 오후까지 양국 정상이 서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핵(원자력)추진잠수함 관련 문안 조율이 관건으로 보인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이는 미국 측에서 국제 비확산 체제 약화와 민감 기술 이전 문제 등을 의식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요소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날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의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은 배경을 설명하며 “양국 정상 간 조인트 팩트시트가 협의 중이어서 그 이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어제 오전에 끝날 것으로 알고 저희도 준비를 했는데, 원자력잠수함과 또 여러가지 협정 이런 문제들이 미국 자체 내에서, 여러 부처 내에 조율이 필요해서 시간이 지체된 것 같다”고 전했다.

SCM 공동성명은 조인트 팩트시트와 연동돼 있다. 이 중 핵잠(원잠)과 관련한 문안을 놓고 막판 조율에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는 뜻으로 전망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한·미 국방부 장관이 협의한 것처럼 안보 분야 팩트시트가 있다. 경제 분야 시트는 거의 마무리가 다 됐고, 안보 분야만 마무리되면 팩트시트에 사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안 장관은 “(피트)헤그세스 (전쟁부)장관도 국무부, 상무부, 에너지부를 설득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도 전했다. 국무부는 미 정부 내에서 핵 비확산을 담당하는 부처이다. 상무부는 원자로 등 민감 기술 이전과 통제를 총괄한다. 이들을 ‘설득’하겠다는 건 곧 관련 부처가 한국의 핵잠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요소다.

헤그세스 장관도 전날 SCM 공동 기자회견에서 핵잠 승인과 관련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국무부, 에너지부와 신중하고 긴밀히 협의해 갈 것”이라며 전쟁부 단독으로 이행할 수는 없는 사안이란 점을 분명히했다.

결과적으로 헤그세스 장관은 첫 방한 겸 SCM을 진행하고도 공동성명을 도출하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나는 이례적 상황이 된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미 전날 저녁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귀국했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응원하기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