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아베노믹스’를 지지하며 금리 인상에 반대 입장을 보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신임 총재가 선출되면서 일본 증시는 상승하는 한편 엔화 가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명 ‘여자 아베’로 일컬어지는 다카이치 총재는 과거부터 재정지출 확대를 주장해 왔다. 특히 다카이치 총재는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자 5명 중 유일하게 적자국채 발행 증가를 용인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어 시장이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전 기간 적자 국채 발행도 용인하겠다는 태도를 보였고 당선 직후에는 “재정정책이든 금융정책이든 책임을 지는 것은 정부”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 정책 방향성은 정부가 정하고,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그 방향을 실현할 수단을 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엔화 가치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시점이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면서 급락했다.
앞서 그는 작년 9월 총재 선거 당시에는 금리 인상에 비판적 태도도 나타냈다.
일본은행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기존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올린 뒤 지난 회의까지 5회 연속 동결했다. 하지만 실질금리가 낮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단기 금융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도탄리서치의 가토 이즈루 치프 이코노미스트는 다카이치 의원이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면서 일본은행 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급하게 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작아졌다”며 다카이치 정권 출범 시 각료 인사, 야당과 정책 협의 등 불확실성이 있어 당분간은 일본은행이 정세를 지켜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다카이치 총재는 그간 미래 세대에 전해질 가장 큰 채무는 빚이 아니라 성장 손실이라면서 적극 재정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강조하는 신임 총재는 반도체를 포함한 경제안보 분야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고물가 대책에서 재원이 부족할 경우 적자 국채 발행을 용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재정 지출 확대가 커질 것을 분석된다.
다만 일본 기준금리가 지금처럼 낮은 상태로 유지되면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물가가 더 오를 수 있어서 일본은행이 무작정 금리 인상을 미루지는 못할 것이라고 가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