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값은 하락하는데, 라면‧빵 값은 오르는 아이러니…소비자단체 “기업들 실적만 증가”

밀가루 값은 하락하는데, 라면‧빵 값은 오르는 아이러니…소비자단체 “기업들 실적만 증가”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5.06.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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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대두와 소맥분 등 원재료 가격 하락세에도 식품회사들이 라면 및 빵 등 가공식품 가격을 올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단체들은 원재료 가격이 하락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는 등 실질적인 가격 인하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시민모임 등 10여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2일 ‘가공식품 가격 인상 규탄’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올 2분기까지도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음에 따라 밥상 물가 부담에 다른 소비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주요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원재료들인 원맥(소맥분), 대두, 대두유의 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2년부터 큰 하락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어 “라면의 주 원재료인 원맥(소맥분)의 경우, 2023년에 전년 대비 13.1% 하락, 2024년에도 전년 대비 11.6% 하락했으며, 2025년(1~4월) 평균 가격은 지난해 대비 0.7%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면서 “결과적으로 2022년 대비 2025년(1~4월) 소맥분 평균 가격은 22.6% 하락했으나, 동 기간 라면의 평균 가격은 오히려 7.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대두 역시 2022년 대비 2023년 평균 가격이 9.9%하락, 2023년 대비 2024년 평균 가격은 25.6% 하락, 2024년 대비 2025년(1~4월) 평균 가격이 12.5% 하락했다는 게 소비자단체협의회의 분석이다.

협의회는 “특히 2022년 대비 2025년(1~4월)의 평균 가격은 41.3%까지 급격하게 하락하며 눈에 띄는 가격 안정세를 보였다”고 했다.

대두유 역시 같은 흐름세를 보였는데, 2022년 대비 2023년 평균 가격이 –5.7%, 2023년 대비 2024년 평균 가격은 –9.5%, 2024년 대비 2025년(1~4월) 평균 가격은 –5.3%로, 2022년 대비 2025년(1~4월) 평균 –19.2%였다.

이처럼 원재료 가격은 하락하는데 주요 가공식품들의 가격은 오히려 크게 상승하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고 한다.

협의회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해인 2022년 5월 대비 2025년 5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8.2% 상승했고, 특히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13.6%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라면도 주 원재료인 소맥분의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2022년 5월 대비 2025년 5월 라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4.2% 상승했고, 빵 역시 2022년 5월 대비 2025년 5월 19.4%까지 물가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용유는 가장 큰 폭으로 가격 인상한 후 지난해부터 소폭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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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는 “이처럼 가공식품들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몇 년간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소비자 가격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뿐만 아니라 가격 인상까지 단행하며, 실적 개선에 집중하는 듯 보인다”면서 “주요 가공업체들의 2023년 대비 2024년도 영업이익 증가율을 살펴보면, 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협의회는 “이는 원재료 비용 절감과 가격 인상의 효과로 기업들의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결과로 볼 때,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특히 서민 계층의 물가 부담은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했다.

나아가 “더욱이 가공식품을 포함한 식품 물가 상승은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쳐 3년 전인 2022년 5월 대비 2025년 5월, 각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는 햄버거 23.5%, 김밥 20.9%, 치킨 13.0%, 김치찌개 15.8%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업계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원재료 가격 하락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고, 실질적인 가격 인하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정부는 기업들의 비용 절감을 위한 지원 효과가 소비자가에도 반영되고 있는지 정책 시행 결과에 대해서 끝까지 모니터링해서 물가 안정화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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