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최얼 기자]외교노선에 난항을 겪고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3박5일간 외교일정에 돌입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대외적인 문제로는 한미 관계가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진행하는 외교일정이다. 한미 간 관세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조지아주의 한국 공장에서 근무하던 우리 국민 300여 명이 ‘쇠사슬 체포’ 후 송환된 사건이 발생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3500억달러 투자 문제로 갈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북한과의 관계가 무난한것도 아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2일 한국을 ‘반신불수 기형체’라고 비난하면서도 “미국과 마주 설 수 있다”며 미·북 정상회담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이로인해 경주 APEC을 계기로 이 대통령을 배제한 채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북관계에서 당사자인 한국이 미국보다도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인 것이다.
이로인해 이 대통령의 이번 유엔총회 일정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22일 뉴욕으로 출국한 이 대통령은 23일 이곳에서 전 세계 200여 국 정상들 앞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한다. 기조연설을 통해 동북아 구상을 밝히며, 유엔 안보리 의장국(9월)을 맡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24일 공개토의를 주재한다. 이어 다음 달 31일에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이끌며 ‘경주 선언’을 발표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유엔과 APEC에서 이 대통령이 외교 비전을 제시하며 대한민국의 영향력과 국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평가하며, 계엄극복 같이 자화자찬성 메세지 보다 연대 메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이와함께 이 대통령이 트럼프의 무리한 요구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30개월 이상의 소고기, 미국 쌀 수입 문제 등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
이번 경주 APEC에서도 만전의 준비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행사를 빌미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11년 만에 방한, 한중 정상회담일정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주 APEC을 계기로 미·중 정상이 동시에 방한하는 것은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이다. 한국은 정치·군사·경제적으로 미·중 사이에 위치해 있는 만큼,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외교노선에 난항을 겪고있는 이재명 정부 입장에서 유엔총회와 경주 APEC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