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최얼 기자]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60%대 압도적 득표율을 얻어 당선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여권 내 방송인 김어준씨의 영향력을 또 한번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얘기다.
당초 민주당 내에선 “김어준씨 지지층은 정청래 의원을 미는 성향이 강하고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은 박찬대 의원을 더 지지하는 분위기”라는 분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왔다. 이와함께 여권에선 “명심은 정 대표보다는 박 의원 쪽에 있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탄핵 국면에서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과 원내대표였던 박 의원이 더 가깝게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에 상당수 민주당 의원은 인지도 면에서 정 대표가 앞서더라도 박 의원의 승산이 낮지 않다고 점쳤다. 하지만 선거 내내 벌어져 있던 지지율 격차는 좁아지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두 후보가 당원들을 상대로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과 콘서트가 그 무대가 됐고, 여기서 강성 당원들의 낙점을 받은 정 대표가 압승한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김씨의 유튜브 방송과 김씨가 주최한 콘서트 등에 여러 번 등장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반면 박 의원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김씨 콘서트에 불참했고 유튜브 방송에 나가서도 자신이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 아님을 해명해야 했다.
특히 김어준씨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던 강선우 의원의 보좌관 갑질 논란 당시 박 의원을 겨냥한 것이 정 대표의 승리를 굳히는 데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박 의원이 민주당 의원 중 처음으로 자진 사퇴를 요구한 뒤 곧바로 강 의원이 사퇴했는데, 당내에선 “역시 대통령과 교감이 있는 건 박찬대”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김씨는 “사퇴시켜야 할 만큼의 사건은 제가 알아본 바로는 없다”고 강 의원을 두둔했다. 비슷한 시기 정 대표도 강 의원을 “동지”라 부르며 옹호했다. 정 대표도 강 의원을 “동지”라 부르며 옹호했고, 당선 직후 강 의원과 통화에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결국 선명성 경쟁에서 승리한 정 후보가 새 당대표로 선출된 것으로 보이는게 사실이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