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시중은행 현금인출기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3/252624_251352_5153.jpg)
[더퍼블릭=안은혜 기자]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연 2.75%)로 인해 시중은행이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가 2년 반 만에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급감하면서 연 1%대 상품까지 재등장했지만 대출 금리는 더디게 내려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 시기에는 은행 예대금리차가 줄어들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하락세에는 은행권이 기준금리·시장금리 인하분을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에 재빠르게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 당기순이익이 16조 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은행권 대출이자 인하 여력이 충분했지 않았냐는 지적과 함께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도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최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95∼3.30% 수준이다. 지난달 20일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2.95%)'이 2%대로 가장 먼저 내려왔고,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정기예금 상품도 2%대에 진입했다.
경남은행은 지난 1일부터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2%에서 연 1.95%로 낮췄다. 정기적금 역시 연 2.85%에서 한꺼번에 0.4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같은 날 부산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하했다. 일부 예금 상품은 연 1%대로 금리가 추락했다.
iM뱅크(옛 대구은행)는 오는 5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내릴 예정이다. iM스마트예·적금의 최고금리가 연 2%라는 얘기다. iM자유적금의 최저 기본이율은 연 1.87%까지 떨어진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실제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29∼1.46%포인트로 집계됐다. 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 상품을 제외하고 각 은행이 계산한 결과다.
하나은행의 경우 1.37%포인트로 공시 자료가 존재하는 2022년 7월 이후 가장 예대 금리차가 컸다. 신한은행(1.42%포인트) 역시 발표 첫 달인 2022년 7월(1.46%포인트)을 제외하고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1.34%포인트)와 국민(1.29%포인트), 농협(1.46%포인트)도 역대급 격차를 보였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가 5.33%포인트로 1위였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의 본질적 원천이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산술적으로 이자 장사를 통한 마진(이익)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될수록 예·적금으로 이자를 챙겨온 고객들만 속이 탄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iamgrace.ah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