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 美 기술주 급락에...외국인, 반도체주 2.5조 매도

‘트럼프 트레이드’ 美 기술주 급락에...외국인, 반도체주 2.5조 매도

  • 기자명 손세희 기자
  • 입력 2024.08.01 14:5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제공=AFP 연합뉴스
▲사진제공=AFP 연합뉴스

[더퍼블릭=손세희 기자] 월 초 29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7월 말 2760선으로 마감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충격적인 암살 미수 사건으로 인해 미국 증시가 대선의 영향을 받으며 불확실성이 증가한 데에서 기인한다.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에 주도주 역할을 했던 미국 기술주가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효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2조 5000억원어치 매도하고, 조선·방산·바이오주로 자금을 이동시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0.97% 하락하며 2770.69에 장을 마감했다. 6월부터 상승세를 타던 코스피는 7월 11일 2891.35를 기록하며 2900선에 근접했지만, 미국 빅테크의 충격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7월 25일에는 고점 대비 6.25% 내린 2710.65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빅테크 종목들은 7월 11일(현지 시간)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월 11일 5931.833을 기록한 뒤, 7월 30일에는 4890.151로 17.56% 하락했다. 암살 미수 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관련 규제 불확실성이 커졌고, AI 거품론도 투심 위축의 요인이 되었다.

미국발 악재로 인해 KRX 반도체 지수는 7월 12일부터 31일까지 13.97% 하락했다. 주요 반도체 종목들이 하락하면서 코스피는 같은 기간 4.17%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까지 한국 주식을 꾸준히 매수했으나, 코스피 하락 전인 7월 1일부터 11일까지는 국내 주식을 3조 7660억원 순매수했다. 그러나 급락세가 시작되자 외국인들은 매도세로 전환했다. 7월 12일부터 말일까지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 2조 50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반도체 종목에서 차익 실현이 두드러졌다. 미국 기술주 급락에 영향을 받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반도체주를 대량 매도했다. SK하이닉스는 1조 9724억원, 삼성전자는 5276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두 종목의 순매도액만 2조 5000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두 종목은 외국인 순매도 거래액 상위 1, 2위를 기록했다. 한 달 전 순매수 상위 2위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외국인들의 매도에 따라 SK하이닉스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달간 17.37% 하락했다. 실적 호조보다 미국 빅테크 급락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가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주가가 8만 3900원까지 회복됐으나, 지난달 중순 기록한 8만 7000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외국인들은 반도체주 매도 대신, 조선, 방산, 건설, 헬스케어 등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을 매수했다. 7월 12일부터 31일 사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중공업(조선) 2914억원 ▲우리금융지주(금융) 2482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바이오) 2242억원 ▲한국항공우주산업(방산) 1357억원 ▲HD현대중공업(조선) 846억원 ▲아모레퍼시픽(화장품) 756억원 등이다.

이러한 흐름은 8월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8월 선호 업종으로 ▲조선 ▲방산 ▲화장품 ▲헬스케어 ▲인터넷·게임 등을 꼽으며 “금리 하락에 민감하고 반도체와 상관관계가 낮은 업종으로 변동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더퍼블릭 / 손세희 기자 sonsh821@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응원하기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