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 결과가 당초 ‘명심’(이 대표의 의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던 추미애 당선인을 우원식 의원이 꺾은 것을 두고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의원들의 반감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친문 적자(適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귀국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셈법이 분주하다.
19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차 귀국한 가운데, 비명계가 김 전 지사를 구심으로 뭉칠 가능성이 있느냐를 두고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 외 171석 거대 야당을 이끌 리더십을 가진 사람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평가받는 가운데, 이번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명심 불패’ 공식이 깨진 틈을 타 그간 숨죽이던 비명계가 기지개를 켜고 세력 재건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당장 김 전 지사는 현실정치 언급에는 선을 긋고 있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친문(친문재인)계 구심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일시 방문한 입장에서 한국의 현실정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미래와 희망을 말씀드리는 것이 정치인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히려 국민들에게 걱정과 심려를 끼친 사람으로서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지사는 문 전 대통령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봉하마을 추도식까지 가니까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을) 찾아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예방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 여부에 대해서는 “다른 개인적 일정들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이제 막 도착했으니 여러 사람을 뵙고 연락도 하려 한다. 어떻게 할지 정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비명계는 오는 23일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오랜만에 세 과시에 나설 전망이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친문(친문재인)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하고,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용진 의원 등 비명계가 한자리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가 아직 복권되지 않아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여서 윤 대통령의 복권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단행할 경우, 이른 시일 내에 김 전 지사가 정계에 복귀해 야권 내 또 다른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야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김경수 복권’이 협치 행보이자, 야권 내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카드 아니겠나”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비명계 세력을 조직적으로 모아낼 수 있는 뚜렷한 구심점이 없어 비명계가 힘을 더 키우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도 나온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