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대선을 위한 마지막 TV토론회가 정책 검증 대신 비방으로 얼룩지며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27일 열린 대선 후보 간 마지막 TV 토론회장은 네거티브와 비방에 원색적 표현까지 더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후보들은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각종 의혹 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특히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있는 마지막 TV 토론회라는 점에서 후보들의 표현 수위는 한층 더 거칠어진 모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 양극화 해소와 정치 개혁 방안을 놓고 정책 대결을 하는 자리였으나 네거티브 공방 속 정치 양극화의 현주소만 고스란히 드러낸 자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치 전문가들은 중국의 제조업 추월, 미국발 안보·통상 환경 변화, 내수 침체와 경제 성장률 둔화 등 급변하는 대내외 정세에 대한 후보들의 비전 제시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트럼프 시대 보호무역주의 대책, 한미 조선업·방위산업 협력, 대만 해협 문제가 이슈로 부각된 상황에서 후보 4인의 이와 관련한 토론이 부족했다”며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후보들이 정치 공학적 토론에 치중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국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로 끌고 갈지를 후보들이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세 차례 TV 토론은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여론조사상 이재명 후보를 쫓는 입장이어서 네거티브 공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재명 후보는 1차 토론 때는 김문수·이준석 후보 공격에 사회자의 제지를 요청하거나, 언짢은 듯한 표정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이어진 2·3차 토론에선 비교적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의 ‘실점 안 하기’ 전략이 후반으로 갈수록 반영된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영수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선일보에 “김문수 후보는 떳떳하고 깨끗하게 살아온 인생 이력을 강조하며 ‘김문수 대 이재명’ 대결 구도를 만들려 애썼다. 하지만 이번 대선이 왜 치러지게 됐는가를 생각해보면 ‘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가 김 후보에게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겐 개인적으로 미안하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단호하게 선을 긋겠다’고 똑 부러지게 얘기했으면 수도권·중도층 표심이 움직여 판 뒤집기를 기대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재판 중이고 탈당해서 관계없는 분’이라며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이재명 후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지지층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준석 후보는 3차 토론에서도 개헌 문제나 ‘호텔 경제학’ 논란 등과 관련해 구체적 팩트에 기초해 이재명 후보를 코너로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시청자에게 ‘이재명의 대항마는 김문수가 아닌 이준석’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