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최태우 기자]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6%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장기화됐던 점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올해는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8%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제시한 상장사 247곳의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 합계는 297조972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356조2112억원보다 16%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 초 증권사가 전망한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400조5103억원)와 비교하면 25% 적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불황으로 상장사들이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 반도체 업종이 빠르게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점이 지연되면서 상장사 실적 추정치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을 29조1990억원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시장 눈높이는 7조3590억원으로 74% 낮아졌다.
또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손실 전망치는 8조3556억원으로 작년 초 전망치(영업손실 2조4307억원)의 3배 수준으로 늘었다.
이차전지 기업 가운데선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연초 전망치보다 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포스코홀딩스와 LG화학, 삼성SDI 등도 지난해 초보다 전망치가 소폭 하락했다.
반면, 완성차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망치는 각각 53%, 56%다.
올해는 상장기업들의 분위기가 지난해보다 다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제시한 상장사 235곳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468조815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294조9114억원)보다 58%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와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실적 호조가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4조2784억원으로 지난해(7조3590억원)보다 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도 흑자 전환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8조7437억원일 것으로 관측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4% 증가하고 포스코홀딩스와 LG화학, 삼성SDI 등도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나정환 연구원은 “올해 자동차 업종은 지난해 자동차 판매가 워낙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피크아웃(정점 이후 둔화) 우려가 있어 실적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최근 반등한 가운데 4분기 반도체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 원년으로 반도체가 시장 전체 이익에 기여하는 정도가 클 것”이라고 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