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제재 강화 나선 美…ASML에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 압박

연초부터 제재 강화 나선 美…ASML에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 압박

  • 기자명 최태우 기자
  • 입력 2024.01.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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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본사 전경 [사진제공=연합뉴스]
ASML 본사 전경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최태우 기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이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대중국 출하 계획을 취소했다. 이번 취소는 새로운 수출 제재 발효 전 유예기간에 나온 것으로 미국의 대중 수출 제재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ASML이 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한 수출금지가 발효를 몇 주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요청으로 일부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중국 출하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인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업체 ASML이 독점 생산하고 있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8대 공정 가운데 하나인 웨이퍼 위에 회로를 그리는 ‘포토공정’에 필수적인 설비로, 빛을 이용해 웨이퍼에 회로를 새겨넣는다.

ASML 제품 가운데 7나노(nm·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은 지난 2019년 이후로 제한됐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EUV 노광장비보다 일찍이 만들었던 고성능 DUV 노광장비를 수입했으나, 이마저도 지난해 3월부터 수출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ASML은 지난해 하반기 성명을 통해 “새해 1월 1일부터 최신 DUV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중국 고객들과 계약을 이행할 수 있도록 네덜란드 정부의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말 네덜란드 정부에 ASML의 장비가 유예 기간에도 중국에 수출되지 못하도록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해당 요청으로 몇 대의 장비가 출하 취소됐는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미국 정부의 조치가 중국에 대한 수출 제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 장비 이외에도 AI 반도체 수출 금지, 중국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금지 등 여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첨단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실제 중국 정보기술기업 화웨이는 지난해 현지 파운드리 기업인 SMIC와 손잡고 고성능 DUV 기반의 7나노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화웨이가 해당 공정이 적용된 칩셋을 탑재한 ‘메이트 60 프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미국 수출 제재의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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