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주식 시장의 활황으로 투자 열기가 확대되면서 은행 예금이 줄고,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잔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주식 투자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지난 23일 기준 649조5330억원으로, 9월 말(669조7238억원)과 비교해 20조1908억원 줄었다.
하루 평균 8779억원씩 빠져나간 셈이다. 이달 들어서는 코스피 지수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은행 예치 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요구불예금은 아직 뚜렷한 용도나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대기 중인 시중 자금이다. 최근 유출된 예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부동산이나 증시로 흘러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국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0일 80조625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달했다. 지난달 말 대비 3조원 이상 불어난 규모다.
전일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첫 4000선을 돌파해 4042.83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1년8개월 만에 900선을 넘었다.
가계대출에서는 이례적으로 마이너스 통장 중심의 신용대출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주택 담보 대출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23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5213억원으로, 9월 말(103조8079억원)보다 7134억원 늘었다. 지난달 2711억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지난달 말 38조7893억원에서 현재 39조3202억원으로 5309억원 급증했다. 2024년 8월(+5704억원)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미국·국내 증시, 코인 시장 활황으로 주식과 코인에 마이너스 통장 자금이 투자됐고, 부동산 대출 규제 발표 이후 부동산 계약금 등으로도 마이너스 통장이 이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추가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주요 은행은 최근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를 0.05~0.10%포인트 수준 상향 조정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