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사진제공=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9/278219_279055_5714.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 구도가 '고성능·프리미엄'에서 '가성비'로 중심을 옮기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중저가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다층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하이니켈은 프리미엄, 미드니켈은 중가형, LFP와 나트륨이온은 보급형과 초저가 시장을 맡으며 각자 영역을 굳히고 있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국내 3사는 중저가 시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중국이 주도하는 LFP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드니켈’을 전면에 내세고 있다. 3사는 단결정 입자 기반의 고전압 미드니켈을 올해 중 양산할 계획이다.
미드니켈은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니켈 함량을 줄이되, 고전압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유지 또는 높이는 방식이다. 코발트 사용량을 줄여 단가를 낮추고, 망간을 늘려 경제성을 확보하면서도 LFP보다 긴 주행 거리와 출력을 제공하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중국은 저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CATL과 BYD가 이끄는 LFP는 값비싼 희유 금속 대신 철과 인산염을 사용해 제조 원가를 대폭 낮췄다. 여기에 안정성까지 확보하면서 보급형 전기차의 ‘표준 배터리’로 자리잡았다.
특히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보급형 모델에 LFP 채택을 늘리면서 그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ESS용을 시작으로 전기차용 LFP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에는 LFP 대항마로 나트륨이온이 주목받고 있다. 매장량이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장거리 주행은 한계가 있지만, 저온에서의 성능 저하가 덜해 소형 전기차와 ESS 시장에서는 빠르게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
CATL은 지난 4월 175Wh/kg 수준의 2세대 나트륨 배터리를 공개하며 "LFP 시장의 절반을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다. BYD도 14억 달러를 투자, 5GW 규모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충북 오창에 전용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며 대응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성능보다 가격, 단일 기술보다 여러 플랫폼이 더 중요해졌다"며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