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의무화 기대...자사주 53% 신영증권, 주가 급등 "관망세"

자사주 소각 의무화 기대...자사주 53% 신영증권, 주가 급등 "관망세"

  • 기자명 안은혜 기자
  • 입력 2025.07.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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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자사주 1년 내 소각' 상법 개정안 발의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상법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가운데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 하기 위한 입법화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상장사인 신영증권, 부국증권 등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상장법인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은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소속이기도 하다.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자사주 보유 비중이 10%를 넘는 국내 상장사는 229곳(코스피 118개·코스닥 111개사)이다. 전체 상장사의 12.9%로, 국내 상장기업 10곳 중 한 곳이 자사주의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자사주 보유 비율이 50%가 넘는 기업은 인포바인(54.18%)과 신영증권(53.10%) 등 2개사다. 40%대인 곳도 일성아이에스(48.75%), 부국증권(42.73%) 등 5개사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경영권 방어 등을 이유로 꾸준히 매입한 자사주를 매각하지 않고 있는데, 자사주 매각을 의무화하면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기업가치는 그대로인데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 자연스럽게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한다.

신영증권은 10일 상장 후 최고가인 주당 16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고, 부국증권 역시 역대 최고가인 6만6300원을 찍었다. 

신영증권은 1994년 처음 자사주를 매입한 후 31년간 한 번도 소각한 적이 없다. 2022년말 36% 수준이던 자사주 비중은 지난 2월 53.1%까지 올랐다. 매년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특히 2023년에는 우선주로 보유하던 자사주 전체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비중이 급증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소급적용된다면 가장 큰 영향이 예상된다.

통상 자사주 매입의 목적은 주가부양에 있지만, 신영증권의 경우 '경영권 방어'가 주요하다. 신영증권 원국희 명예회장(10.42%)과 아들 원종석 회장(8.19%)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20%가 안된다.

자사주는 경영권 다툼이 벌어질 때 우호적인 투자자에 넘겨 경영권 방어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의무소각이 담긴 상법개정이 이뤄지면 '매입은 하지만 소각하지는 않는다'는 신영증권의 자사주 전략은 더이상 활용하기 어려워진다.

시장에서는 신영증권이 소각 대신 임직원에 성과보상으로 지급하거나 자사주를 교환사채(EB) 등으로 현금화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상법 개정이 시행되기까지 현재 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크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은 결국 주주가치 제고와 연결되는데, 자사주 소각 외에도 주주가치 제고 방법은 다양하고 신영증권은 그간 꾸준히 배당을 통해 주주환원을 실천해왔다"며 "현재 정확한 계획을 전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자사주 비중이 높은 대기업 주가도 급등세다. 자사주 비율이 32.51%인 롯데지주는 올해 주가 상승률이 58%에 달한다. 

증권가에선 최근 단기 급등을 고려해 향후 자사주 비율 상위 10% 종목 중 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의 상승 여력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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